아이디도 없이 눈팅만 하다가 글쓰려고 가입했는데 3회 방문이라니..!!
..결국 3일만에 다시 씁니다 ㅠㅠ
전 지금 편의점에서 알바중인 학생입니다
그런데 약 일주일 전 쯤에 어떤 할아버지가 죽을듯한 표정으로 들어오셔서
계산도 안하고 빵하고 우유를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ㅡㅡ;
전 가서 계산 하시고 드셔야 한다고 안절부절하며 말씀드렸지만
계속 뭐라 중얼거리시면서 제 말은 듣지도 않고 계속 드시더라구요;;
바쁜 시간대인지라 계속 손님은 몰려들어오고...
전 어쩔수 없이 그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손님들을 맞을 수 밖에 없었어요 ㅠㅠ;
손님들이 떠나고 그 할아버지가 드신걸 계산하려고 드시고 남은 봉지랑 우유곽 바코드를 찍으려고 하는데
"근데 내가 돈이 없는데 어떡하나" (사투리..더라구요.. 참고로 여긴 인천)
... 라고 하시더군요...... ㅡㅡ;;
그리고 계속 말하는걸 들어보니 돈도 없고 며칠동안 돌아다니면서 굶고다녀서 길에서 굶어 죽을것같아서 그랬다고 하시네요?
속으론 뜨악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살면서 그냥 좋은 일이나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미 드셨으니깐 그냥 이건 제가 계산해드릴게요 ^^;;"
라고 말씀드리니 고맙다면서 나가시................ㄹ....줄 알았으나
빵 하나만 더 얻어먹을 수 있냐고 하시더라구요?
빵 하나래봐야 비싸야 천원이니 이왕 사드리는거 하나만 더 사드리자 싶어서 사드렸죠
너무 허겁지겁 드시길래 그땐 안쓰러운 마음도 생겼었죠....
빵을 다 드신 할아버지는 연신 고맙다고 하시면서 가게를 떠나셨죠
하............ 이게 화근이었습니다....................
그때가 토요일이었는데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 하루 쉬고 월요일부터 다시 출근했죠
그리고 화요일이 되고 그 할아버지가 기억에서 흐려질때 쯤...........
..........네...... 또 오셨더라구요........
전 호구같은 마음으로
한번 도와드렸는데 두번이라고 못도와드리겠냐 싶어서 기껏해야 2~3천원정도 또 쓰겠거니 했는데
8천원어치를 집어서 오시더라구요....... ㅡㅡ;;;;
제가 그 때 무슨 생각을 한걸까요.......... 그걸 또 사드렸습니다....
전 주중에 4시간 반, 주중에 11시간 근무하면서 별로 많이 벌지도 못하는데 말이죠;;
게다가 핸드폰 정지 푼다고 요금 내고, 중요한 약속 있어서 새 옷사고 하다보니 그나마 저번달 월급도 거의 다 쓴 상태....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계속 오시니 어느새 지갑은 종잇장처럼 얇아져가고...
그래도 오실때마다 말씀은 내일은 열심히 살겠다고, 새사람이 되겠다고 하시길래 응원하는 마음으로 사드렸지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 같은 말만 하실뿐.... 전혀 변화가 없으시더라구요 ㅡㅡ
오히려 가져가는 물건 액수만 커져갈 뿐이고..
게다가 하루에 한번이 아니라 제가 출근, 퇴근할때마다 두번을 오셔서 그리 가져가시니
주말쯤 되니 양심도 미안함도 변화도 전혀 없으신 그 할아버지에게 저도 슬슬 화가나기 시작하더라구요 ㅡㅡ
제 성격상 심한 말은 못하겠고.... 그 할아버지 스스로가 못오게 해야겠다 싶어서
사장님이 cctv로 다 보시고 이제 제가 한번만 더 사드리면 저 알바 짜르겠다고 하셨다고 지어내서 말씀드렸는데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처음 왔을때처럼 무작정 빵을 드시더라구요
이 순간 저는 이 분은 전혀 도와드릴 필요가 없는 분이라는걸 딱 느꼈어요 ㅡㅡ
그래서 그거 드시면 안된다고.. 이제 저 돈도 없어서 그거 못내드린다고 거듭 말씀드렸는데 제 말을 씹는건지 이해를 못하는건지...
여튼 그 날은 마지막에서야 겨우 알아들으셨는지
"험... 일자리 쫒겨나면 안되지...."
이러시면서 나가셔서
어찌저찌 2천원 안팎으로 손실을 내고 돌려보냈습니다
전 이제 안오시겠거니 하고선 일요일 하루 쉬고 오늘 다시 출근했는데
근무 4시간 반중 2시간쯤 지나니깐 또 오시더라구요 ㅡㅡ
제가 그렇게 안된다고 좋게 말씀드렸는데...
문득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안다는 말이 너무 와닿는거에요....하..............
오늘도 좋게좋게 말씀드렸는데 결국 또 1800원어치를 기어코 드시고 나가시네요
게다가 카운터 입구쪽 바닥에 떡하니 앉으셔서 드시고... ㅡㅡ
드실꺼면 다른데서 드시라니깐 거기서 드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시네요
그와중에 손님 너뎃분은 왔다가시고... 창피해죽는줄알았네요
차라리 제가 돈이라도 많으면 하루 2,3천원 쯤이야 사드릴수야 있겠는데
이 할아버지의 태도도 그렇고 제 얇아진 지갑도 그렇고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네요
어떻게해야 더이상 안오게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너무 매정한건가요?? 아님 제 생각대로 이분이 진상인건가요??
지구대 부르고 제가 심한 말을 해야 더이상 안오실까요..??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거면 꾸짖어주시고 아니라면 좋은 해결책좀 알려주세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