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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안경은 갔읍니다. 사랑하는 나의 안경은 갔읍니다..
게시물ID : menbung_110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여신누
추천 : 1
조회수 : 51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24 19:28:50
<안경의 침묵>
 
안경은 갔읍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안경은 갔읍니다. 
안경테와 함께 잃어버리고 안경점을 향하여 난 강남구청로를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읍니다.
검은 벨벳같이 매끄럽고 빛나던 옛 안경은 차디찬 유리가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읍니다.
프란체스카를 떠올리게 하던 착샷에 대한 추억은 나의 시야에 대한 선명함을 돌려 놓고 술집에서 사라졌읍니다.
나는 선명한 안경의 시야에 감성포텐 터지고 편안한 안경의 착샷에 설레었읍니다.
안경도 사람의 물건이라 착용할 때에 미리 망가질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분실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분실은 쓸데없는 지출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눈의 소중함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안경의 구매에 들이부었읍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잃어버릴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잃어버릴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안경은 갔지마는 나는 안경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애달픈 한숨은 안경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아쉬워서 푸념 한 번 해보네요. 안경을 잃어버리는 비극을 겪었거든요...
 
여신누의 4대 비극으로 등극함...
 
왼쪽 -5.25 오른쪽 -9.20입니다...
 
렌즈만 몇 년 착용하다가 최근 시력검사에서 시력이 더 떨어지는 바람에 요즘 두 달 동안에는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고 근무하는 중이었어요...
 
오랜만의 안경이 어색해서인지 종종 제 눈을 두고 출근하다가 문 닫고 나오면서 깨닫고
 
제 눈 찾으러 그 빌라 4층까지 낑낑대면서 올라가서 다시 가지고 나오곤 했죠.
 
워낙 시력이 좋지 않은 탓에 안경을 끼면 얼굴이 이상해져요. 시력 안 좋으신 분들은 다 아실 거에요..
 
이런 모드(발그림주의)
 
안경쟁이.JPG
<출처 : 내손>
 
눈이 완전 작아보이거든요... 게다가 시력이 짝짝이니 안그래도 작게 보이는 눈이 크기까지 다르게 보입니다.
 
이거 완전 맹구같은 거 아시나요? ㅠㅠㅠ(절대 맹구비하발언 아님)
 
그래서 안경쓰고 출근하지 않고 안경을 상의에 걸친 채로 맨눈으로 출근해요... 당연히 일할 땐 쓰구요...
 
그런데 오늘은 출근하면서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버스를 타고서야 깨달았죠 내가 또 눈을 집에 두고 왔구나...
 
문 닫고 나왔다가 안경 두고 온 게 기억나서 다시 집으로 간 건 몇 번 있긴 했는데 이번엔 버스를 탄 상황이라...아...
 
지각을 면하기 위해 일단은 회사에 출근해야 했지만 다시 집에 갔다 오자니 왕복 2시간인지라... 그렇게 되면
 
오전 근무시간을 거진 날려버리는 경우밖에 되지 않거든요...
 
할 수 없이 '점심 시간 1시간 전에 나와서 점심 시간 끝나기 전에 얼른 집 찍고 오자' 라는 생각으로 일단 오전근무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를 켰는데...
 
아......
 
ugc.jpg
<출처 : http://cafe.naver.com/appleiphone/2006301>
 
정말 시야가 이래요...
 
그래서 컴퓨터 글씨를 제대로 읽으려면
 
 
모니터뚫리겠따.JPG
<출처 : 내손>
 
 
이러고 봐야 하거든요...
 
근데 책상 크기가 꽤 되서... 화면을 보려면 의자에 앉아서 볼 수가 없어요...
 
의자에 무릎 꿇고 앉아서 양 팔꿈치로 책상에 기댄 채로 봐야 해요..
 
미친 이건 업무를 할 수가 없네여 전혀 ㅠㅠ
 
오늘 반나절 내내 고생했더랬죠.
 
집으로 출발하기 전에 집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니 안경은 집에 있던 게 아니고 제가 어제 술 한 잔 하고 두고 왔나 보더라구요...
 
아... 7만원밖에 안되지만 몇 년동안 정을 들인(?) 안경이었는데... 술집에 전화해보니 못 찾았다고 하네요 ㅜㅜㅜ
 
무튼 급한 대로 근처 안경점에서 부랴부랴 시력검사 하고 일회용 아큐브 렌즈를 구매했네요.
 
제  시력이 짝짝이라서 왼쪽눈용과 오른쪽눈용, 이렇게 2개를 구매할 수밖에 없었죠...
 
어제 술집에 안경을 두고 오지 않았더라면 피같은 내 85,000원이 날아가지 않았을텐데...
 
더욱 걱정인건... 저 85,000원짜리는 렌즈고... 이제 안경도 맞춰야 한다는 건데...
 
젤 싼 안경렌즈가 국산 7만원짜린데... 안 그래도 나쁜 제 눈 생각하면 좀 좋은 걸로 맞추고 싶긴 해요...
 
그런데 업체에서 소개한 안경렌즈... 일본수입이라는데 제가 고도근시안경을 써야 하다 보니 가격이
 
무섭네요. 3번 압축한게 21만원이고 4번 압축한게 39만원 ㅠㅠㅠㅠㅠㅠ
 
좋지 않은 건강은 지갑을(억지로) 열게 만드는군요...
 
반평생을 바쳐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오투잼,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을 했던게 후회되네요...
 
제가 피방러라서 시력저하에 꽤나 일조를 했을테니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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