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이 남측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이날 개성으로 출경했던 직원이 가지고 나온 의류 완제품은 1만1027벌이다. 5억원어치가 조금 넘는 물량이다. 하지만 북쪽에 남아 있는 물량은 27억원어치나 된다. 봉제업에 종사한 지 34년째인 이 회장을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다시 만났다. 전날부터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비상총회에 참석하는 길이었다.
“생산공장이 개성에만 있다. 주문 끊기지 않으려면 빨리 다른 공장을 알아봐야 하는데….”
2000년대 초부터 국내 봉제 생산인력 수급이 어려워지자 그는 베트남이나 중국으로 가려고 했지만 사업환경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8년 전 정부가 담보하는 개성공단에 들어갔다. 40억원을 들여 봉제 라인 18개를 만들었다. 수십년간 한길만 걸으면서 거래해 온 2~3차 봉제 납품업체들을 설득해 130곳과 함께 개성 생산에 들어갔다. “그 사람들도 이제 50줄이에요. 나를 믿었던 이들이 앞으로 잘못된다면 비극이죠.”
위기는 계속 있었다. 개성공단의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면서도 돈을 벌기는 쉽지 않았다. 주문량 때문이다. 북한이라는 위험성 때문에 의류 브랜드에서 충분한 주문을 주지 않았다. 그나마 그동안 쌓은 신뢰로 거래처들에서 올가을 시즌까지 100억원 정도를 주문받아 놓았다. 하지만 당장 대체 생산라인을 구하지 못하면 납품기한을 맞출 수 없게 된다. 그는 “이렇게 전격적으로, 그것도 우리 정부가 폐쇄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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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60212221354972 |
출처 보완 |
2016.02.12. [경향신문] "정부 믿고 10년 투자해 숙련공 키웠는데..다 잃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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