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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귀신 봤던 기억 (주의 - BGM 있음, 재미는 없음)
게시물ID : panic_59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춥고패고파
추천 : 12
조회수 : 1492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3/11/05 14:06:29
 
 
 
워낙 글 재주가 없어서 내용이 이해가 가실지 모르겠습니다. 죄송...-_-
 
 
 
 
 
때는 1993년경 학창시절
 
여름을 맞아 저랑 친구 세명이 여수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습니다
도착하니까 점심시간때고 사람들도 많더군요
 
더운 날씨에 물을 보니 일단 들어가고 보자는 상황이 된지라
한참을 정신없이 놀다보니 주변에 텐트를 설치할 자리가 없는겁니다.
좋은 자리는 이미 다 점령된 상태...
하는 수 없이 계곡을 따라 상류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좀처럼 마땅한 자리가 없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사람들 많고 물놀이 하는 곳과는
많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어느새 주변에 아무도 없고 저희만 있더군요 더 올라가면 안될 거 같아서
대충 나무 그늘에 장소를 잡고 텐트 설치를 위해 평탄화 작업을 했습니다
 
땅이 하도 안 좋고 어린 나이라 삽질하는 요령도 없어서 평탄화 작업만 1시간 정도 한듯합니다.
아무튼 우여곡절끝에 텐트를 설치하니 해가 뉘엇뉘엇 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술판을 벌일 차례라 모닥불용 땔감도 구하고 안주 거리랑 이것 저것 준비를 했습니다.
자리를 펴고 술을 한두잔 기울이고 있는데 어디서 오토바이 소리가 나더군요
보니까 그 동네 사는 형들 같은 사람 두명이 저희쪽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저희한테 어디서 왔냐 학생이냐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같이 한잔 하자고 하는 겁니다.
약간 겁도 나고 좀 불편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어울려서 놀게 됐는데 집에가서
먹을 것도 가져오고 재밌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한창 먹던중 그 형들중 한명이 저희가 가져온 부탄가스를 보더니 갑자기 가스 나오는 부분을 돌에다가
찍는 겁니다 가스가 조금씩 새어 나오는데 거기다 불을 붙이니 촛불처럼 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위험천만 ㄷㄷㄷ
 
아무튼 첫날은 그렇게 보내고 숙취로 한낮에 일어나 또 물놀이 좀 하다 저녁때 먹을 술판을
준비했습니다 ㅎㅎ
 
모아놓은 땔감으로 모닥불을 피우려는데 서울 촌놈들이라 요령을 모르니 
TV나 영화에서 보던 것 처럼 불이 안 붙는 겁니다 지금은 라이터 하나만 있으면 피우지만 ㅎㅎ
 
아무튼 가지고있던 라이터 휘발류를 뿌리고 별짓을 다해도 안 되더군요
하는 수 없이 사람들 많은 곳에있는 매점으로 가서 박스를 좀 얻어 왔습니다.
몇박스를 불쏘시개로 태우니 겨우 불이 붙더군요
 
친구들과 둥그렇게 둘러 앉아 뿌듯해하며 술판을 벌였죠.
 
저희가 모닥불을 피웠던 곳이 텐트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같은 공터였는데 제가 앉은 자리
왼쪽으로는 10m 정도 거리에 바로 산으로 이어지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제 친구중에 한녀석이 겁이 무지 많은 녀석인데 지금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그때당시 저는 무서운 얘기를 엄청 많이 알고있었습니다.^^
 
그놈이 무서워하는게 재밌어서 저는 술 마시는 내내 무서운 얘기를 계속 했습니다.
 
그러던중 갑자기 제 왼쪽에서 따각 하는 나뭇가지 밟는 거 같은 소리가 나는 겁니다.
별거 아닌데 갑자기 제 왼쪽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굳으면서 서늘해 지더군요.
 
이상한 느낌에 왼쪽으로 살짝 고게를 돌려보니 산 바로 아래 안개같은 게 뿌옇게
사람 형상으로 뭉쳐있었습니다.
 
눈, 코, 입 아무것도 없는 그냥 안개 형상인데 소복입은 머리긴 여자가 저를 노려 보고있다는
이미지가 그려지는 겁니다.
 
너무 무서워서 친구들한테 산 밑에 뭐가 있다고 그랬더니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소리냐는 겁니다
친구들은 제가 장난 치는줄 알고 그만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장난아니라고 귀신 같다고 이를 딱딱딱 거리면 얘기를 하니 그제서야 그놈들도 무서웠는지
얼른 텐트로 가자고 하는겁니다 정리고 뭐고 서로 겁먹어서 후다닥 텐트로 들어가 서로 붙어서
겨우 잠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의 찝찝한 마음에 사람 많은 곳으로 장소를 옮기려고 정리를 하고있는데
첫날 만났던 동네형들이 왔습니다.
 
 
동네형 : 너네 가냐?
저 : 네 집에 가려고요
 
동네형 : 모닥불 피웠네?
저 : 네
 
모닥불을 뒤적뒤적 하더니
 
동네형 : 너네 박스로 불붙여서 피웠냐?
저 : 네
 
동네형 : 산에서 종이 태우면 귀신나오는데...
저희 : .....
 
저희는 바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혼자 집에 누워서 TV보며 뒹굴뒹굴 하다가 음료수가 먹고싶어
가게에 가려고 일어났습니다.
 
그때당시 제 방은 문을 안으로 여는 구조였는데 저는 항상 문을 닫고있습니다. -_-
 
방문을 열고 나가면서 습관적으로 문을 닫으려고 고개를 반쯤돌려 문손잡이를 잡는데
닫히는 문틈으로 뿌연 안개같은 게 머리를 쑥 내미는 겁니다.
 
역시나 안개가 뭉쳐있는 형태에 눈, 코, 입은 없는데 저를 보며 기분나쁘게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는 형상이 떠올라 머리에 박히는 겁니다. 이놈이 나를 따라왔구나...
 
 
 
 
 
 
 
 
 
 
 
 
 
 
 
 
 
 
 
 
 
 
 
 
 
 
 
 
 
 
 
 
 
 
 
 
 

1.jpg
대략 이런 상황이었는데...
 
 
 
 
 
제가 느끼기엔 요론 느낌... -_-
2.jpg
 
 
 
너무 놀라서 뒤도 안 돌아보고 집에서 뛰쳐 나와 며칠동안 집에를 못들어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귀신을 본건지 뭔지 몰랐습니다 어른들한테 얘기하면
기가 허해서 그렇다고만 하시니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귀신에 대한 건 잊어버리고 살던중
군생활 말년때 일입니다.
 
제가 나온 부대는 자대 배치후에 특교대라는 곳에서 4주간 훈련을 더 받는데요
부대에서 돌아가면서 그곳을 관리합니다.
 
그 넓은 장소를 한개 소대(12명)만 들어가서 관리를 하는데다 너무 오래돼서 낡고 버려진 나무 막사가
많아서 좀 무섭습니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말년들은 할일이 없으니 상황실(? 뭐라고 불렀었는지 기억이 잘 안나네요)에서
빈둥빈둥 거리면서 새벽까지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새벽 3시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위병 근무를 나갔던 후임(병장)놈이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 들어오는 겁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귀신을 본 거 같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이놈이 짬밥 맛있게 먹고 웬 헛소리를 하나 해서 뭐라고 하려다가
하도 진지하길래 자세히 말해보라고 물어보니
 
근무를 서고있는데 서늘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이상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도로쪽을 봤는데 사람같은 물체가 위병소 앞을 공중에 살짝 떠서 가는 것처럼  아무런
기척 없이 쓰~윽 지나가더라는 겁니다.
 
저도 놀라서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보니 뿌옇게 안개가 뭉친 형상인데 이게 이상하게 여자란
느낌이들었다고 하는겁니다.
 
그 얘기를 듣고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 어릴때 본게 귀신이 맞구나 하고요
아직도 이 얘기를 하면 닭살이 돋아요 저랑 제 후임이 봤던게 정말 귀신일까요?
귀신 보신분들 귀신 형체가 어떻게 보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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