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공부에 취미도 없으며 대학따위 갈 생각도 없었기에 뭘 해볼까 하는 차에 김포에 계시던 고모부께서 나를 소환하셨다
"니가 뭘 하고싶어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 회사 한번 다녀보면서 대학도 야간으로 한번 다녀보고 생각을 해보거라" 라는 말을 하시고는 나를 회사에 집어넣었다... (고모부는 그 회사의 사장 바로 아래에 있는 5명의 팀장 중 한명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살 어린아이가 사회생활이라는게 뭔지 뭘 알겠는가?
그냥 내 할일 열심히 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일하고 술자리 있으면 가서 술도 먹고 했었다...
술 많이 먹어서 정신 못차리는 날에는 점심을 아주 빨리 대충 먹고 사수의 차에서 점심시간 끝날때 까지 취침을 취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수가 천사였다...)
그 당시 고모부는 생산팀장이었고 나는 물류팀에 있었다.. 그리고 물류팀장도 나와 같이 생활했다
무슨 말이냐면... 고모부는 기러기 아빠였다
고모는 imf터지기 직전쯤에 회사가 중국으로 이전했었는데 회사와 같이 아들 둘을 데리고 중국으로 넘어갔었다
그래서 고모부는 혼자 생활하셨고 물류팀장인 나의 팀장도 같이 살고있었다... 거기에 내가 끼인것이었지....
아무튼 나는 이상하게 내 팀장과 사이가 좋지않았다
뭐랄까 우리 팀장은 뭔가 할말이 있으면 직구로 말하지않았고 아주 심한 커브로 얘기를 돌리고 돌려서 말하는 스타일이었다
사회생활을 처음 하는 내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치아픈 일이었다
결국 그렇게 나는 내 첫 직장에서 8개월만에 사표를 쓰게된다...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그때의 나는 갓 고등학교 졸업한 어린 아이었다... 군대도 갔다오지 않아서 사회생활이라는것이 어떤것인지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으며... 팀장이 직구로 던지지 않고 커브로 하던 말들은... 모두 나를 위해서 그렇게 하였다 라는걸 깨달은건 군대를 제대하고난 25살 즈음 이었다...)
그렇게 나는 사표와 동시에 빠른 군입대를 선택하게 되었고
제대하고 복학하려던 학교는 야간반이 사라져서 내가했던 1학년 1학기가 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말에 자퇴를 하게 되었고
다시 고향 창원으로 돌아와서 대학교를 새로 가기위해 수능을 다시보고 새로운 회사를 다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