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통 혹은 두려움이 가장 극대화되는 때는 아마도 그것이 예고되는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엎어진 후에 씩씩하게 일어나던 아이가 무릎에서 흐르는 피를 보자마자 아파서 우는 것처럼,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월요일 아침보다 일요일 밤에 더욱 괴로워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 고통이라는 것은 절대로, 겪어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아아, 찝찝함과 불안의 정체를 가시적으로 확인하자마자, 나는 또다시 고통을 예고당해버렸다.
고통이라는 것은 본디 희한하게도, 분노와 짜증과 연결되어 있어, 나는 고통이 다가올 것을 예견한 순간 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는 하루 동안 ㅆ이 들어가는 단어를 몇번이나 읊조렸는가, 감기와 동시에 대자연의 섭리까지 나를 쓰나미처럼 덮쳐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