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안녕하세요 어제는 술을마셔서
게시물ID : panic_46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결
추천 : 19
조회수 : 312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09/10/20 07:44:12
보통 횡설수설한게 아니네요, 밤새도록
음악틀고 잤더니, 잠을 잔건지
음악을 들은건지 구분이 안가네요 어쟀뜬 술먹어서 그렇습니다 'ㅁ'

===========================================================================================

주의 : 이 글은 무섭지 않습니다
       최대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서 읽으시면 스릴이 넘쳐요 뿌우 '3' 

       



==================웃대 히카리?? 님이 쓰신 글입니다==========================================




그날은 아주 무더운 한여름이었다. 


회사는 휴가기간이라 굳이 할 일도 없었고, 혼자사는 탓에 밀린 집안일이나 구질구질한 치닥거리를 해치울 일도 없었다. 


그저 덥고 짜증만 나는 무료한 여름휴가라... 


그래서 나는 잠시나마 더위를 잊어보자는 의미에서 시원한 물을 욕조 가득 담구고 몸을 식히기로 했다. 


시원한 수돗물 소리가 어제 개수한 프랑스식 3개관 파이프를 타고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벌써부터 목욕후의 시원한 맥주 한캔이 절실해졌다. 


나는 목욕을 하면서 즐길 냉동맥주 3캔을 앉고 후다닥 욕실로 뛰어들어왔다. 


찰랑거리는 차가운 물결이 내 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시원한 물속에 몸을 맡겼다. 









그때였다. 







-띠이- 







기분나쁜, 아주 가느다란 기계음이 들려왔다. 



현관의 전자식 잠금장치 버튼을 누르는 소리였다. 







-딩동댕~ 열렸습니다.- 









"......?!" 







이 집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있는 사람은 나, 윤아, 엄마 아빠밖에 없었다. 



아버지야 미국출장덕에 한국에 게실 리가 없었고, 시골에 계시는 어머니와는 2시간 전에 통화를 마친 상황이므로, 이시간에 이곳에 게실 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몸도 안좋으신데다가, 언제나 성실하셨던 어머니가 연이은 폭염으로 논밭이 쩍쩍 갈리지는 이 시점에서 올라오실 분이 아니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 시간에 이곳을 방문할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 







윤아인가? 










-쾅- 









시끄럽게 철제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면서 곧 이어 육중한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끼익 끼익- 








이탈리아제 반탈수 오동나무로 만든 복도형 마룻바닥이 시끄러운 마찰음을 내며 알수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었다. 







대체 누구인가? 







발자국 소리를 들어보아 윤아일 리가 없었다. 



발자국 소리는 아주 무겁고 둔탁했다. 나무로 만든 마루가 찌걱찌걱 듣기싫은 마찰음을 내며 사정없이 흔들렸다. 









도둑인가? 







그러나 도둑일 리는 더욱 만무했다. 



아무리 철두철미한 도둑이라 해도 3주전에 이사온 집의 비밀번호를 아무런 낌새도 없이 알아넬 수 는 없을것이다. 









대체 누구인가? 







-끼익 끼익- 







시끄러운 마찰음은 곧 현관을 거쳐 화장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듯 했다. 





집안의 구조를 살펴보자면,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긴 복도가 거실까지 연결되어있고, 그 복도의 좌측에 내가 있는 화장실, 그리고 우측에 빈방이 하나 있었다. 곧 작업실로 개조할 아량으로 텅 비워둔 상태였다. 



짧은 복도를 지나 끝에 다다르면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거실겸 응접실이 나오고, 왼쪽으로는 거실정도의 크기를 가진 부엌이 있었다. 그리고 왼쪽 벽에는 손님접대용으로 보수한 작은 칵테일바 가 있었다. 












발자국 소리는 내가 있는 화장실 앞에서 뚝 그쳤다. 





나는 소리없이 화장실문의 밑바닥 틈을 응시했다. 





밑으로 드러난 정체불명의 존재는 커다란 발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피가 쏠린듯 시퍼렇게 퉁퉁 부은 발이었다. 







그러나 외관상으로 보기엔 부은것 같지는 않았다. 



원래 색깔이 저렇다면 한번쯤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 할듯 했다. 그러나 지금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나는 어떻게든 저 존재가 누구인지를 밝혀내야 했다. 





일단 물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전화기나 휴대폰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아아.. 왜 휴대폰을 항시 챙기지 않았는가. 



경찰조차 부를 수 없는 상황은 나를 점점 더 공포속으로 몰아넣었다. 





















정체불명의 커다란 발은 1시간이 넘은 시간동안 아직까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인기척을 들은것일까? 



너무 추워 온몸이 와들와들 떨려오지만 틀어놓은 수도꼭지를 잠글 수는 없었다. 



지금 잠궜다가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더욱 상기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침착하게 행동하기로 했다. 





호랑이 굴에 잡혀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는 최대한 조심스럽게 두손을 물속에서 빼내었다. 





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은것은 아니었으나 시끄럽게 틀어져있는 수도꼭지의 물소리 덕에 이내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값비싼 프랑스식 3개관 파이프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제 자유로워진 두 팔을 가지고 당장 무언가를 해야했다. 이대로 물속에서 몇시간이고 가만히 있는다면 경험상 온몸이 시퍼렇게 굳어버릴 것이고, 곧 연이어 쏟아지는 차가운 물에서 서서히 체온을 잃어가며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이 분명했다. 





일단 나는 최대한 힘을 주어 양손으로 욕조의 양 부위를 힘껏 눌렀다. 



몸을 빼네려고 했던 행동이었으나 곧 그 행동에는 엄청난 무리가 따른다는 것을 느꼈다. 





내 몸이 솟구침과 동시에 물이 욕조의 왼쪽부위-문방향의-로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었다. 











아차. 엄청난 실수였다. 









누가 들었어도 벌써 이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을 짐작케 할만큼 치명적인 실수였다. 



나는 다시 몸을 넣으려 했지만, 물의 부력에 의해 물이 자꾸만 왼쪽으로 흐르는것을 느꼈다. 



다시한번 시끄러운 물소리가 욕조의 좌측면을 타고 흘러내렸다. 또다시 들려오는 시끄러운 물소리... 





상상을 초월한 실수를 벌써 두번이나 저지르고야 말았다. 





상황은 무척 곤란했다. 양손에 힘이 들어가있는 상태에서 몸을 다시 누일수도, 또 빼넬수도 없는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다. 



지금 몸을 누이기엔 이미 물이 내 몸이 있던 빈공간을 다 차지해, 다시한번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릴것이 분명했고, 몸을 빼네자니 전자의 그것보다 더욱 많은 양의 물소리가 날 것이었다. 































벌써 2시간째 정체불명의 존재와 대치중이었다. 





이미 양손은 더이상 지탱할 수 없을만큼 부들부들 떨려왔고, 내 몸과 다리는 서서히 체온을 잃어가며 시퍼렇게 변해있었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욕조 맞은편에 걸려있는 욕실용 벽걸이시계의 째깍임과 더해, 더욱 절망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제 내 양손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분. 그 안에 모든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지금 내가 할수있는 것은 2가지. 눈 딱 감고 그냥 몸을 뉘어버리는 것과, 일어나서 미친듯이 바깥으로 뛰쳐나가 도움을 요청하는것. 





어떤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인 것인가. 







전자의 방법을 선택하기엔, 이미 몸의 체온이 너무나 많이 손실되었다. 벌써 내 온몸은 와들와들 떨려오고 있었고, 입술은 시퍼렇게 눅어 있었다. 





후자의 방법이 최선인듯 했다. 





그러나 후자의 방법을 선택하자면 3가지의 난관을 거쳐야 했다. 







첫번째,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들리는 엄청난 물소리를 가려야 했고 
두번째, 문을 열음과 동시에 상대를 내려찍어야 하는 어떤 둔기를 획득해야 했고 
세번째, 어떠한 천조각도 몸에 두르지 않은 채로 길거리를 달려야 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첫번째 문제는 그럭저럭 해볼만 했다. 아니, 이미 물소리따위를 신경쓰기엔 내 두 팔이 견딜 수 없었다. 



두번째 문제는 골프연습용으로 사다놓은 쇼트스윙거-이탈리아제 1982년형-가 화장실 문 바로 옆에 놓여져 있으므로 역시 해결이 가능했다. 



세번째 문제 역시 야심한 새벽 3시에는 그 어떠한 문제도 초래하지 않을 것이었다. 









발소리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가까스로 일어났다 해도, 물이 묻은 상태에서 회 타일바닥을 걷는데 발자국 소리가 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욕조로부터 문까지의 거리는 약 3미터. 이 거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방책을 강구해야 했다. 





그러나 더이상 긴 시간동안 생각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미 양손은 내 몸을 더이상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두 팔은 척추신경을 통해 어서 힘을 풀기를 대뇌에 미친듯이 강요하기 시작했다. 













결단을 내려야 했다. 







나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켰다. 











-쏴아아- 











몸이 일으켜짐과 동시에 엄청난 양의 물이 바닥에 쏟아지며 그다지 경쾌하지 않은 물소리를 만들어내었다. 





물소리가 이다지 두렵게 여겨진 적이 30평생 단 한차례라도 있었던가? 





나는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약 1미터 거리에 있는 수건을 바닥에 깔고 발을 비벼닦기 시작했다. 





쭈글쭈글해진 내 손가락과 발가락이 오히려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품고 조심히 맨바닥에 발을 내딛었다. 











-뚜둑- 









약 3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던 나의 두 관절은 통나무 부숴지는 소리를 내며 첫 태동을 시작했다. 










".......?!" 











후.. 나는 속으로 적이 안심이 된 한숨을 내쉬었다. 





발자국 소리는 꼬뜰꼬들해진 발바닥 덕에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나는 성큼성큼 문앞으로 다가가 쇼트스윙거를 오른손에 꽉 쥐었다. 









그리고, 살며시 손을 손잡이 위에 올려놓았다. 



손잡이는 갑작스런 손의 마찰 때문인지 잠깐 달그락 거리는 작은 움직임을 보였다. 나는 그 상태로 약 5분간 가만히 서있었다. 



바깥의 움직임을 소리로나마 살펴보기 위해서였다. 







귀를 살며시 문에 갖다대었다. 





그러나 숨소리는 커녕, 사람의 인기척 조차 들리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숙여 문 밑바닥을 쳐다보았다. 시퍼렇게 부어있는 그 발은 여전히 문쪽을 향한채 움직일 줄을 몰랐다. 












나는 한가지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문을 열음과 동시에 이 쇼트스윙거로 녀석의 머리를 몇차례 강타후, 바로 오른쪽으로 몸을 돌려 현관문을 열고 나간다. 







몇차례 그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며 연습을 감행하였다. 



바깥의 존재가 2명 혹은 무지막지하게 큰 몇미터짜리 괴물이 아닌 이상은 현재로서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내 머릿속에서 이정도로 치밀한 계획이 세워졌다는 사실에 나 스스로도 놀랐다. 













그러나 문제는 실전이었다. 






하나 둘 셋을 속으로 외친후, 단번에 끝내버릴 작정이었다.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실전의 세계. 이제는 내 몸 스스로가 이 상황을 즐기는 단계에 접어들은 듯 했다. 










"하나... 둘.... 셋.....!" 








나는 셋과 동시에 눈을 질끈 감고 문을 벌컥 열어젖히는 동시에 쇼트스윙거를 내질렀다. 











".....?!" 










아뿔싸.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다. 



빗맞은건가? 



내 계획은 다 수포로 돌아간건가? 



나는 죽는것인가? 









나는 감았던 눈을 살포시 뜨며 앞을 바라보았다. 















"......?!!!" 

















나는 그자리에서 혼절할 수 밖에 없었다.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고, 단지 두 발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END- 








당분간 머리도 못감습니다 'ㅁ'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