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보통 신화나 전설을 공게에서 다루기 때문에 공게어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만,
불편한 분들이 있으시면 일단 이번 이야기가 끝날때까지 양해를 구합니다.
* 사실 웃기게 쓰긴 했지만 내용 자체를 보면 어디 괴담 뺨칠 정도로 막장인게 많은지라....
* 펌은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어디든지 퍼가셔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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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딸이 다름 아닌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단 사실에
테이아스 왕은 미쳐버리기 일보 직전까지 갑니다.
앞서 신들이 근친혼을 한 신화에 대해서 언급을 했지만
나름 그리스 로마 신화 시대에서 근친은 엄연한 범죄에 속했습니다.
특히 천륜을 거스르는,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부모가 자식을 탐하는 그런 범죄를
용서 받지 못할 극악죄로 구분했죠.
아무튼 테이아스 왕은 본의 아니게 근친상간을 저질렀단 생각에 칼을 빼듭니다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운....자신의 딸과 손자 겸 자식을 자기 손으로 끝내려고 했던거죠.
하지만 순순히 죽기 싫었던 스미르나는 아버지의 분노를 피해 도망칩니다.
그러나 도망친 후에도 임신한 몸인데다
공주로 자라서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았을 정도로 곱게 자랐던지라
고민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죠.
고민하던 스미르나는 눈물로 기도합니다.
이 모든 것은 사랑의 신 아프로디테의 농간.
이왕 이렇게 된 거 죽지도, 살지도 않은 존재로 만들어 달라는 거였죠.
어라, 내가 좀 심했나?
이 여신님은 드디어 자신이 뭔 짓거리를 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냥 존심 상해서 저주를 퍼부은건 맞는데, 막상 보니까 좀 불쌍한 겁니다.
사실 앞뒤 대책 없이 그냥 기분에 따라 저주를 내린거라 솔직히 이 정도까지는 예상 못했던 거죠.
............뭔 신이 이래? 싶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신들은 죄다 이 모양입니다. 대책 없습니다. 답이 없습니다.
핵폭탄을 기분 내키는대로 휘두르는 5살짜리 꼬마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봐요.
성격도 더럽고 말도 안통하는데 그 여파가 엄청나서 행여나 기분 상할까 쩔쩔맸던게 그 시대 입니다.
아프로디테는 암튼 그런 스미르나가 불쌍해
스미르나를 몰약나무로 만듭니다.
죽지도 않은, 그렇다고 살지도 않은 존재로 만들어버린 거죠.
그런데 한 가지 아프로디테가 놓친게 있었습니다.
나무로 변신하기 전부터 스미르나는 임신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나무로 변한 뒤에도 아기는 스미르나 몸 속에 있었던 거죠.
(신체 조건이 바뀌었는데 어떻게 태아는 살 수 있었는지 의문은 가지지 말도록 합시다)
나무가 된 뒤에도 아기는 점점 커졌고
얼마 안가 출산을 앞두게 됩니다.
신의 저주를 받아 근친의 금기 속에서 잉태되어
나무가 된 어머니의 몸 속에서 태어난 아기.
태어나기 이전부터 파라만장한 과정을 거친 이 아이의 이름은 아도니스.
다른 사람이 잘생겨서 혜택을 받았지만,
이 아이는 잘생겨서 정말 끔찍한 삶을 살게 된 실로 가엾은 남자입니다.
암튼 아도니스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의 도움으로 무사히 세상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림 오른쪽 여자가 에일레이티이아 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기는 거저 자란다는게 아니란 겁니다.
누군가는 양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 모든 상황에 일조한 아프로디테는
책임감을 느꼈는지 아기를 기르겠다고 나섭니다.
헛.....! 이 자식 「진짜 」다!
그런데 아도니스를 받아든 아프로디테는 아기의 눈을 보자 마자 직감하게 됩니다.
비록 지금 아기지만 크면 분명 여자 여럿 울릴 훤칠한 미남이 될 것이라는 걸요.
어머니인 스미르나가 예쁘다고 찬사를 받았으니
나름 미모가 괜찮았던 집안인 모양입니다.
태어난 이래 수 많은 남정네를 품에 안고 또 안고 꿈에서도 안고
XY 염색체를 가진 것은 일단 이리 콤~ 하는 이분은
이미 남자 소믈리에의 경지에 이르렀던 겁니다.
아직은 갓난아기라서 이르지만.....
곱게 길러서 튼실하게 익으면 그 때.......후후후후훗.
걱정마 누나가 맛있게.....아니 멋있게 길러줄게!
미와 사랑의 여신인 이 분은 갓난아기인 아도니스를 보면서
원대한 키잡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됩니다.
아청법? 이 분은 법 위에 있는 신입니다.
하다 못해 그 제우스도 갓난아기보고 이런 생각은 안했을 텐데
이 분은 이미 머릿속에서 소년/청년/중년의 아도니스를 품에 안을 생각으로 가득 차버립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에로스의 화살에 찔려서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졌다고도 합니다.)
일단 그렇게 키우긴 시작했는데, 바깥 눈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닌 겁니다.
무엇보다 이 분이 아도니스 키우는 것 말고도 이런 저런
연애 사업이 참 많았죠.
고민하던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상자에 담아
저승으로 가게 됩니다.
왜 왔냐?
그곳에는 하데스랑 결혼한 뒤 명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페르세포네가 있었습니다.
아프로디테는
야 너 친정 말고는 밖에 잘 안나가지????
이거 별거 아닌데 꼭꼭 숨겨 놓고 절대 열어 보지마! 알았지?
페르세포네가 니트 여왕이라고 생각한건지
아프로디테는 아도니스를 맡기고 사라집니다.
페르세포네는 상자를 받아 들고 궁금증에 빠집니다.
어 뭐지 일단 그 지지배가 맡기고 간 걸 보면 일단 엄청 좋은 것 같은데......
원래 열어보지 말라고 하면 열고 싶은 법.
페르세포네는 호기심에 결국 상자를 열어 보고 맙니다.......그리고.............
상자 안에 훗날 대성할 것처럼 보이는 사내 아이가 있다는 걸 발견하죠.
헛! 이 자식 「진짜 」다!
나름 여왕 노릇을 꽁으로 한게 아닌지라
페르세포네는 아도니스의 얼굴을 보고 한 눈에 반합니다.
아니 아프로디테 그 년, 이 좋은 걸 주고 쓰지 말라고 한 거야?
걱정마렴. 내가 건강에 좋은 민트차 꼭꼭 먹여서
너 예쁘게 길러줄게 ♥
나중에 어른되면 나랑 기분 좋은거 하고 놀쟈!!!
.....아니 그 멘테 밟아 죽이던 성깔은 어디 갔는지
아도니스를 곱게 길러서 바람 상대로 키우겠다는 원대한 꿈을 꾼겁니다.
하데스요?
네. 남편 맞습니다. 한눈에 반해서 저승 실권 가져다 바치고 애걸복걸해서
겨우 결혼 한 뒤에도 꼬박꼬박 친정보네, 장모님 눈치봐, 가진돈 다 줘...........
에휴. 나중에 어디 인간극장에 호구남편 케이스로 안나오나 싶을 정도로 터치를 안합니다,
그리고 이 분이 정말 싫어하는게 딱 두가지가 있는데
1. 자기 관할 구역인 저승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랑
2. 죽은 사람 되살리는 겁니다. 이건 제우스 말도 씹을 정도로 강력하게 지키죠.
............그런데 페르세포네는 이거 두 개 다 해달라고 하면 들어줍니다.
페르세포네가 눈물로 쟈기야, 쟤 불쌍한데 좀 살려줘!! 이러면 응....그럴까? 이럴 정도입니다.
캬- 역시 젊은 피가 좋구만.
워커 홀릭 남편이 외롭게 해서 그런지
암튼 어여쁘게 자라난 아도니스와 놀면서
페르세포네는 나름 해피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래 임자가 나타난 겁니다.
야 이 도둑년아
곱게 가지고만 있으라고 했는데 그걸 니 멋대로써?
내가 힘들게 길러서 잡아 먹으려.....흠흠......
아무튼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왔는데 그걸 가로채?
니가 눈에 뵈는게 없구나?
뭐래 모자란 년이
넌 남자 많잖아!!! 창고에 널린게 남자라며!
퍼스트 세컨드 서드 피브드.......도대체 애인이 몇명인지도 모르면서
이왕 좋은거 있으면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써야 할 거 아냐!!!
그리고 안쓴다고 맡겨놓은거 좀 가지고 논건데 뭐 어때서!!!
너 결혼했잖아!!!
듣자하니 네 남편 마음대로 애인도 못만든다며?
그럼 그 남편 끼고 살아야지 어딜 남에걸 넘봐, 넘보긴!!
니가 시즈키 히토미냐!!!
아 뭐!!!
사람이 밥만 먹고 사냐!
가끔은 특식을 먹어줘야 할거 아냐, 특식을!!
니도 결혼했잖아!!!
그리고 바람이 뭐 어때서?
살면서 외로우면 좀 피울 수도 있지!!
네?
아무튼 아도니스는 애초부터 내거였으니까
내가 다시 데려가겠어.
너 같이 폭력적인 애 옆에 있다가는 어떻게 삐툴어질지 감이 안잡힌다.
싫은데? 나도 아도니스 밥주고 길렀거든?
저승에 온 건 일단 내 소유라는 거 몰라?
나도 아도니스를 소유할 권리가 있어.
그런고로 아도니스는 내 거야!!!!!
.................이렇게 명색이 신이라는 작자들은
남자 하나 가지고 서로 자기거라고 우기는 상황에 놓입니다.
근데 이게 보통 신이 아니어서 말이죠,
다른 하나는 수틀리면 발부터 나가는 명부의 여왕
다른 하나는 성깔 더럽고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사랑의 여신.
둘다 전투파는 아니었지만 빡치면 어떤 식으로든 재앙이 일어날게 뻔했습니다.
야 잠깐만 ;;;;
늬들 그러지마 보는 내가 쪽팔려
그러다가 보다 보다 못한 제우스가 둘을 중재합니다.
오죽 했으면 이분이 나섰을까요 ;;;
아무튼 제우스는 중재안을 내놓습니다.
1년 12달을 3등분 한 다음에
4개월은 페르세포네, 4개월은 아프로디테,
남은 4개월은 아도니스의 마음대로 보내라고 하라는 겁니다.
.......분할 납부야 뭐야
아무튼 이렇게 아도니스는 3등분 해서 페르세포네와 아프로디테가 공동 소유하게 됩니다.
이렇게 어찌 어찌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지만은............
꺄르륵 우리 아도니스 내 품에 있는게 더 좋지?
아프로디테의 넓은 마음 때문인지
아니면 페르세포네가 무서웠던건지 아도니스는
아프로디테에게 마음이 기울게 됩니다.
저도 솔직히 페르세포네보다는 아프로디테가 마음 편했을 것 같아요.
나중에 자기가 무슨 잘못이라도 하면
그대로 밟혀서 티백에 갇혀 차 우릴지 누가 알아 ;;;;
아무튼 젊은 애인을 공동 소유한 페르세포네는 조금씩 아쉬움을 느낍니다.
아아....아프로디테 저 쌍년만 아니었으면
아도니스는 영원히 내건데 말이야....
아쉬움은 빡침으로, 빡침은 분노로 이어집니다.
민트차 마시면서 티타임을 즐기던 페르세포네는 순간
엄청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도니스는 어차피 인간.
인간은 언젠가는 죽어서 명계로 온다.
그렇다면...............그 과정을 조금 일찍 앞당기는 것은 어떨까?
페르세포네는 거기까지 생각하고는 흡족하게 웃음짓게 됩니다.
그래, 이왕 올거라면
지금처럼 건강하고 탱탱한 모습으로 오면 더 좋겠지......음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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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