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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학] 노인이 보는 환각
게시물ID : panic_777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29
조회수 : 313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2/24 18:46:54

출처 - http://occugaku.com/

노인이 보는 환각

우리 엄마는 몇 년 전부터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시는데,
일전에 치매 노인이 보는 환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듣던 중에 알게 된 건데, 아무래도 그들이 보는 환각은 그리 좋은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어느 환자는 '거기 죽은 아이가 있어'라며 아무 것도 없는 바닥을 가리키기도 하고
또 다른 환자는 '옆 침대 위에 피투성이 사람이 가득 있어'라고
아무도 없는 빈 침대를 가리키며 바들바들 떤다고 한다.

내 생각에 지나지 않지만, 치매 노인이 보는 환각은 젊을 때 보거나 들었던 끔찍한 광경이고
떠올리지 않도록 노력했던 것이 갑자기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

몇 년 전에 97살에 호상을 당하신 내 증조 할머니도 돌아가시기 10여년 전부터 치매에 걸렸었다.
그런 증조 할머니가 보신 건 세 가족이 나오는 환각이었다.
증조 할머니가 말씀하시길 가족 구성은 엄마, 아빠, 다섯 살 정도 되는 빡빡머리 사내 애가 하나였다.
사내 아이는 민요 중 모내기를 좋아해서 종종 증조 할머니에게 불러달라고 떼를 쓴다고 한다.
반바지를 입었고 이마에는 상처를 입어서 피를 흘리고 있다.
엄마 쪽은 잔소리만 많고 아이는 거의 돌보지 않았다.
아빠 쪽은 키가 크고 아이를 매우 아끼고 있다. ... 그렇다고 한다.

부모는 낮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증조 할머니가 주무시는 시간대에 찾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밤중에 증조 할머니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서 무서웠다...)

내가 중 3일 때 증조 할머니의 치매가 악화되어 환각, 환청이 심해졌다.
그 날은 마침 여름 방학이라 수험 공부를 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자지 않았다.
라디오로 음악을 들으면서 학교에서 받은 숙제를 하고 있었다.
한밤 중인데도 때때로 창 밖에서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꽤 긴 시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무렵
똑똑
갑자기 밖에서 창문의 위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헉! 뭐지?!
시계를 보니 새벽 1시가 지났다.
똑똑
또 두드렸다.
무섭다. 누군가의 악질적인 장난일 수도 있고 도둑일 수도 있다.
이 방에서 나가는 게 좋으려나...
하지만 그 틈에 방에 들어오면 어쩌지...?

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똑
쾅쾅 쾅쾅 쾅쾅 쾅쾅...

주먹으로 치는 소리,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
무섭고 기분이 나빴다.
그 때 문득 어떤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지금 노크 소리가 나는 창문 바깥 쪽에는 연못이 있어서 창과 연못 사이에는 좁은 통로 뿐이다.
그 주변에는 나무가 잔뜩 심어져 있었다.
만약 이 창을 노크하기 위해 근처까지 오려면
사람이 나무 주변을 걷는 소리나, 낙엽 밝은 소리가 들려야 하고
연못과 창문 사이의 좁은 통로를 걷기엔 한 밤중엔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응당 연못에 떨어져서 큰 소리를 내게 될 것이다.

결국 그 소리는 한 시간이나 계속 나더니 갑자기 뚝 그쳤다.
다음 날 아침 증조 할머니가 날 보시더니 서슬이 퍼렇게 화를 내셨다.
화내실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왜 안 열어준 거야! 비에 젖어서 감기 걸릴라!"
무슨 소리지. 어젠 맑았는데.
"아이가 울었잖아! 왜 안 열어준 거야!"
...아이?
"내 (증조 할머니) 방에 창문이 안 열리길래 그쪽(나)에 가서 열어 달라고 하렴하고
 일부러 그쪽으로 보냈는데 왜 안 열어준 거야!"

증조 할머니 방의 문을 열고 창문을 보았다.
작은 손자국과 큰 손자국이 많이 찍혀 있었다.
서둘러서 내 방으로 가 커튼을 닫은 채로 창문을 열었다.
역시 내 방 창문에도 작고 큰 손자국이 많이 찍혀 있었다.
비에 젖은 것처럼 창문에 물기가 묻어 있었다.

있잖아, 할머니..
나 할머니가 본 것들은 치매에 걸려서 환각과 환청을 겪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정 말 로 본 거 였 구 나
만약에 커튼을 열었더라면 나도 할머니가 보던 세 명의 가족을 보게 되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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