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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친구가 3일전에 하늘나라갔습니다. 명복 좀 빌어주세요.(뉴스有)
게시물ID : bestofbest_1789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z2kyoon
추천 : 628
조회수 : 29758회
댓글수 : 18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9/21 00:05:2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9/18 22:19:09
안녕하세요. 오유에 가입한지 얼마되지도 않은 32살 남징어입니다.
 
매일 눈팅만 하다가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 약 20년지기 제 친한친구에게 벌어져, 제 불쌍한 친구 명복을 빌어달라고 처음으로 글올립니다.
 
이 사실은 정말 영화같은 일이에요. 제 친구는 인생자체가 영화에요. 막장영화. 너무도 슬픈.
 
제 친구는 1남2녀중 막내아들로, 어릴때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정말 아버지 같지도 않은 아버지 밑에서 2명의 누나와 6살때부터 살았어요.
 
친구 아버지는 사기꾼, 백수, 바람둥이 등 온갖 좋지않은 일을 많이하시는 분이셧죠.
 
친구의 누나들은 동생을 돌봐주는게 아니라 자기자신들 살아남기에도 힘들었어요. 자기 한몸 챙기기도 힘든데 동생을 챙길만한 여유가 없었던것이죠.
 
중학교 입학 후, 그 친구와 저는(저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감사하게도...) 친한친구가 되었고, 또 다른 어려운 가정환경의 친구까지 3명이서 매일 같이 놀았어요.

그러던 중 2명의 친구는 어려운 가정환경 덕에 공부는 전혀 신경쓰지 못하고 결국 중졸로 학력을 마무리하고 사회에 나가게 됩니다.
 
친구는 코킹이라고 하는, 욕실타일, 유리, 건물 외벽 돌 등에 실리콘 소재를 도포하여 틈새를 막는 공사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실리콘이 채워진 총같이 생긴 것으로 틈새에 도포하여 굳혀서 물, 오염물질등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하는겁니다.
 
이 일은 건물 외벽 작업을 할때에 옥상에 로프를 메어 로프에 조그마한 의자같은 판대기를 매달아 내려오면서 작업을 합니다. 매우 위험한 대신 일당이 쎄죠. (약15만~20만정도)
 
성실하고 착한 친구는 지난 10년간 열심히 일하였지만, 모아놓은 돈이 거의 없었어요.
 
앞서 설명한 사기꾼, 백수, 바람둥이 아버지가 사고를 하도 쳐서 친구가 번돈은 거의 족족 아버지가 쳐놓은 사고 메꾸기 바빴거든요.
 
저는 친구더러 그런 아버지와의 연을 끊으라 계속 조언을 하였지만, 착한 친구는 그럴수가 없었죠. (일년에 2천만원정도는 아버지한테 들어갔던것 같네요. 10년이면 2억입니다.)
 
그러다가 친구는 착한 여자(제수씨)를 만나 결혼을 결심하게 됩니다.
 
마침 지긋지긋한 쓰레기같은 아버지는 청부폭력을 사주받아 시도하다 잡혀서 실형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되었죠.
 
(아버지가 있을때 결혼하는걸 두려워했어요. 그 아버지는 축의금을 가지고 튈만한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쓰레기같은 아버지 덕에 돈은 없었죠. 하지만 열심히 둘이 모으면 된다는 생각에 올 11월1일로 결혼 날짜를 잡았습니다.
 
신혼 여행권 구매 및 웨딩 촬영도 하였고, 신혼집마련을 위한 대출을 위해 혼인신고는 미리 하였습니다.
 
추석전 9월5일날 차도 새로 구매하게 됩니다. (물론 할부)
 
난생 처음으로 친구는 행복을 느끼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했어요.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아버지가 없어지므로 인해, 열심히 하면 하는 만큼 돈을 모을 수 있었으니까요.
 
제수씨네 가족은 착하고 성실한 제 친구를 매우 좋아하였고, 친어머니 아버지처럼 대해주셨어요. 불쌍한 연민도 많이 느끼셨구요.
 
그렇게 결혼을 앞두고 난생처음 행복을 느끼며 열심히 일하던 제 친구가 16일 아침. 사고를 당했네요.
 
춘천에 외벽 작업을 하러 가서 아침에 로프를 걸고 로프에 타는 순간, 로프가 끊어져 18층에서 떨어져 즉사를 한거죠. ㅠㅠ
 
저(현재 대전)는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서울)에서 계속 밤새다가 오늘 발인하고, 납골당에 친구 안치하고 지금 다시 대전에 도착해서 이 글을 쓰네요.
 
정말 불쌍합니다. 평생 고생만 하다가 이제 행복한 순간들이 거의 눈앞에 다가왔는데........ 친구의 거의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저와 다른 친구들은 이 현실을 믿을수가 없어요. ㅠㅠ
 
제 불쌍한 친구, 그리고 제수씨가 제 친구를 빨리 잊고(몇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빠르게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사실..... 장례식장에 사람이 별로 오지않았어요.. (아버지 집안은 정말 쓰레기 집안) (어머니 및 이모 몇분오심)
 
불쌍한 제 친구... 마지막 가는길에 시끌벅적하게 화려하게 가게하고싶었는데,,, 너무 불쌍해요.
 
오유여러분들! 32년동안 고생만하다 하늘나라로 가게된 친구를 위해, 가는길 행복하라고 한마디씩 부탁드려요.
 
 
뉴스 링크: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9/16/0200000000AKR20140916081700062.HTML?input=1179m
 
PS: 불쌍한 내 친구 현승아! 제발 하늘에서라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살아생전에 내가 너무 못해줘서 미안해. 정말 미안하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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