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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절반의 승리라고 해도 될까(후훗)
게시물ID : bestofbest_183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Gpwa
추천 : 468
조회수 : 56099회
댓글수 : 119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0/24 20:10: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0/24 01:18:59
윗집이 무슨 드래곤볼에 나오는 만근추 장화라도 신고 다니는지,

매번 걸을때마다 매우 저음의 쿵!쿵!하는 소리가 정확히 정수리 왼쪽 위의 천장에서 울려대는게 너무 괴로웠습니다.

이게 얼마나 짜증나는지는 수많은 층간소음 매니아들은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고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어머니께 올라가서 한번 이야기하자고 말씀드려봤지만 당신께서는 니가 너무 민감하고 예민한거라고만 이야기하시더라구요.

어머니의 방은 데미지 영역의 바깥이라서 사태의 심각성을 잘 느끼시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올라가서 한따까리(?) 해버리면, 저야 날밝은때는 직장에 있어버리면 그만이겠지만,

전업주부로서 계속 이 아파트에 있어야 하는 어머니로서는 저 윗집의 

당신께서는'사람이 괄괄하고 거칠어 보인다'라고 설명하시던 윗집의 저 아주머니 및 기타 그 혈연 떨거지들을 

언제 마주칠까 신경써야 하는 불편 역시 존재한다는 것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짧게 언급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인데 제 동생이 장애가 있어서 거동이 불편한 탓에 어머니가 항상 데리고 다녀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시비가 붙으면 윗집에서 이 사실으로 비꼬거나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꽤 끔찍했고 만약에 그랬다간 저도 무슨 짓을 저지를지 두려웠습니다.


아무튼 별다른 아군(?)의 존재는 없는 상태로 이 상황을 어떻게는 좋게 만들어봐야 하는게 주어진 숙명인 것 같았습니다.

20141024_004051 - 복사본 (2).jpg



그래서 인터넷에 층간소음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스피커 천장 협착 신공'을 시전했습니다.


스피커가 천장과 약간이라도 벌어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서 셋팅한 다음에

윈도우즈의 마스터 볼륨을 최소로 낮춘 상태에서, 조금씩 단계를 높여가며 테스트를 약간 해보다가

와 여기서 더 올리면 진짜 개빡치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협착신공이 적용되지 않은 오른쪽에만 볼륨을 주고,

협착신공이 정말 칼같이 적용된 왼쪽 스피커에는 일단은 볼륨 제로로 세팅해 놓았습니다.

왜냐하면 왼쪽 스피커에 볼륨을 주자마자 누운채로 벽 윗쪽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제 발가락으로 진동이 느껴지더라구요.

그야말로 저릿저릿한 진동이 아주 세세하게 느껴졌습니다. 이건 꼭 엿먹이려고 써야겠구나 싶어서 볼륨을 제로로 낮춰놓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소대로 웹서핑도 하고 개인공부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윗층에서 또 쿵,푹,쿵,푹,둠,푹,쿵 하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마치 숙련된 조교의 그것처럼 자연스럽게 스피커 속성의 밸런스 섹션을 조작해서 왼쪽에만 볼륨을 '이빠이'주고

음악재생기 플레이어의 이퀄라이저를 'full base and treble' 최대로 세팅한 다음, 스피커의 베이스와 트렘블 역시 최대치로 설정했습니다.


그러자 대략 2분 후에 윗집에서 흡사 레슬링 선수가 그로기 상태에서 땅바닥을 내리치듯

강하게 자기네 집 바닥 혹은 저희 집 천장을 '풕' '풕'하고 찍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리가 참 괴로워보였고 한편으로는 불쌍하고도 괘씸하게만 들렸습니다.

지들은 몇달동안 소음피해를 입혀놓고, 내가 참다참다 이런 짓까지 하니까 그건 또 불편했나?


일단은 이정도면 의사표현이 되었겠지 하고 볼륨을 거두고 조용히 있다가 평소 하던 일에 집중했습니다.

역시 소음이 평소보다 거의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게 느껴졌습니다. 

걷는 것도 조심조심, 평소의 활자로는 표현하기 힘든 틒!틒!하는 저음의 소음 역시 확 줄어들었습니다.

저는 치졸한 승리감을 느끼면서 평소보다 늦게 잠들었고, 다음날 지각하긴 했는데 운좋게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습니다.


네. 여기까지가 그저께 밤부터 어제 아침까지의 일이고,

역시 제버릇 개 못준다고 어제 퇴근한 저녁시간때

또 시끄럽게 무슨 인간 굴삭기마냥 바닥을 붐붐파우 하시길래

어제와 똑같이 볼륨 팍 틀고 죽어봐라 하고 틀었더니

병신들이 뭘 잘했다고 지네 방바닥(and 우리집 천장)을 분노에 찬 템포로 푹푹푹 찍더니 

이내 감쪽같이 조용해지더라구요.


나 참...얼마나 저 사람들이 병신같이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조용히 할 수 있는건데, 꼭 내가 이런짓까지 해야 그제서야 배려하는건 대체 뭔 심보 내지는 처신인지 ㅉㅉㅉㅉ

아무튼..이제 스피커좀 정상복구시키고 싶은데 뭐 내일도 비슷비슷 하지 싶습니다 ^^

승질같아서는 당장 올라가서 똥이라도 뿌려주고 싶지만 그냥 이정도면 내가 할 것은 다 했다 싶어서 조용히 있는 중입니다 ㅎㅎ



참고로 야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 하실분도 있겠지만

이 씨발라먹을 좆같은 소음때문에 새벽세시에 깨서 창문열고 '야이 개 씹새끼들아 조용히좀 하라고'샤우팅해도 안들어먹어서

결국엔 잠도 설치고 회사가서 골골댄적이 월 기본 2회 정도 있었다는 것 미리 말씀드립니다 ^^;

그리고 아랫층도 꽤 피해를 봤을수도 있지 않냐는 지적 역시 예상되는데, 

실제로 제가 스피커를 '활성화'시킨 시간은 채 2분이 안됩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2분 정도는 제발 나중에 현관 앞이라도 쓸어드릴테니 할애 좀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아랫층 분들은 별 말씀 없으셨습니다 ㅎㅎ


으휴! 아무튼 해결은 했습니다.

참...인생이 자질구레하네요. 개새끼들 얼굴이나 좀 보고 싶은데, 제가 출근하는 시간은 윗층 다른집 꼬맹이들만 엘베를 타더라구요.

하여튼 기회되면 '너네들 참 진상이에요'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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