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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풀어보는 버스멘붕 썰
게시물ID : menbung_218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푸핥핥
추천 : 2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08 04:5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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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요즘처럼 더운 여름날 토요일 오후였어요. 

내가 속해있던 단체에서 한달동안 생일이었던 사람들을 모아서 생일파티를 해주는 날이었는데, 

제가 생일케잌을 담당하기로 했죠. 

꽤 비쌌던 커다란 생크림 케잌을 사가지고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에는 앉을 자리는 없었지만 사람은 그리 많지 않고 한산했습니다. 

조심조심 버스를 타고 회수권(아 이거 모르는 사람도 있을 듯.. 버스카드라는 것이 등장하기 전에 중고등학생들이 쓰던 버스표에요)을

내고 중간쯤 위치에 손잡이를 들고 섰죠. 

앞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학생, 힘들어 보이네. 케잌 내가 들어줄께. " 

"고맙습니다만 괜찮습니다. 별로 안 무거우니 제가 들고 갈께요. "

"그러지 말고 나한테 줘. 내가 들어준다니까."

"아니요 정말 괜찮습니다. 저 멀리 안가요. "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계속 그렇게 거절하고 그러는거 아냐. 내가 들어주면 학생도 편하고 좋잖아. 이리 줘."


못미덥고 짜증나고 걱정되었지만, 저정도 까지 되니 버스안을 더 시끄럽게 만들기도 싫고 해서 

들고가던 케잌을 아주머니 무릎에 얹었는데, 


BGM - 한사람을 위한 마음 ; by 이승환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건지.


버스가 살짝 거칠게 우회전을 한다 싶더니만, 

풝!

정확히 소리가 저랬어요. 풝!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건 옆으로 서있는 케잌박스. 

황급히 상자를 들었지만 이미 박스는 평형감을 완전히 잃고 무게가 한쪽으로 쏠려있더라고요. 

거기서 열어 볼 수도 없고 이미 뚜껑은 열릴대로 열렸고. 

"아이고 학생 이거 미안해서 어떻게해. 그래도 먹을 수는 있을꺼야. 괜찮지?"

그리고는 앞뒤로 앉아있던 일행인 듯한 아줌마들과 함께 깔깔깔 웃는데, 

하아.. 그날따라 유난히 버스 안이 덥게 느껴지더라고요. 


목적지에 도착해서 박스를 열어보니, 

동그래야 할 케잌이 정확히 반달 모양이 되어있더라고요. 풝 찌그러져서. 

그래도 어찌저찌 사정설명 하고 생일파티는 무사히 했지만 

그냥 케잌 무너진 김에 아줌마 얼굴에 발라버릴까 했던 그날의 분노는 잊혀지지 않네요. 






출처 나의 오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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