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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그리고 작은 풀.
게시물ID : panic_85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12
조회수 : 220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1/18 16: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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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다.”


앞서가는 교수님의 말에 난 가쁜숨을 몰아쉬며 무거운 배낭을 고쳐 매었다.


이리도 무거운 짐을 지고 벌써 두시간째 산행중이다.


지팡이 하나 달랑 들고 앞서 올라가는 교수님을 보니


대학원생이라는게 그저 교수님의 노예라는 말이 그리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역시 대학원따윈 가는게 아니였다고 한숨을 쉬었다.


뭐해? 어서 올라오지 않고? 김박사님 기다리시겠다.”


잡생각을 지우고 속도를 내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왔는가? 먼길 오느라 고생했네.”


교수님의 지인이라는 김박사님이 산속 아담한 오두막에서 우리를 맞이 했다.


김박사란 사람은 낚시 모자를 푹 눌러쓴 날카로운 인상의 노인이었다.


무엇을 연구하길래 이런 산속에 홀로 살고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얼핏듣기로는 생물학쪽인 것 같았는데 식물 채집이라도 하시는 모양이다.


내가 부탁한건 가져온건가?”


김박사님의 말에 교수님이 나를 흘끗 바라보았다.


난 지금껏 매고있던 배낭을 내렸다.








박사님도 참 이젠 그런 쓸데없는 연구는 집어치우시라니까 고집한번 대단하십니다.”


내가 배낭을 내리는 꼴을 가만히 지켜보던 교수님께서 한마디 하셨다.


말투를 보니 김박사님이 하시는 일이 영 마음에 안드시는 모양이다.


솔직히 다른 사람들도 김박사님이 하시는 연구를 다 비웃는 단 말입니다.


저야 그간의 정도 있고 하니 아직 도와드리려고 하지만 이제 그만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말에 김박사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 했다.


다들 나를 정신나간 노인네라고 하지만 그건 모두가 잘못 생각한거네. 내 연구만 성공하면 모두가 날 우러러 볼거네.”


슬슬 김박사님이 하시는 연구가 궁금해 지기 시작했다.






가방속에는 제법 커다란 개의 사체가 들어있었다.


죽은지 며칠 되지도 않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처음 교수님이 이걸 가방에 담아 들고오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땐 석사고 뭐고 당장 때려치우고 싶은 기분이었다.


도대체 죽은 개를 가지고 무얼 하는지 알수 없는 노릇이었다.


적당하군. 구해오느라 고생했네. 변변치 않지만 식사가 준비되었으니 먹고나서 이야기 하지.”


김박사님은 우리를 부엌으로 안내했다.


대충 차려진 밥을 먹고나서 드디어 김박사님의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일반적으로는 단순히 건강보조식품 정도지만 내 연구만 완성되면 건강을 넘어서 불치병까지 치료할수 있을것이네


평균수명이 5년쯤 느는것도 꿈이 아니야


암이나 백혈병 뿐이 아니라 아직까지 인간이 정복하지 못한 모든 병들로부터 자유로워 질걸세.”


아직 무슨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박사님. 그거야 어디까지나 이론 아닙니까? 사실상 현실성은 전혀 없구요. 그냥 버섯 나부랭이가 뭘 어쩐다는 말입니까?


버섯이야기인가? 그러고 보니 방 곳곳에 버섯이나 동충하초 표본 같은것들이 보인다.


아니야 이미 연구는 충분히 되었네. 남은건 부작용을 없애는 것 뿐이야.”


대충 들어보니 만병통치 버섯 정도인 것 같은데, 싸구려 약장수도 비웃을듯한 연구다.


이래서 교수님을 포함한 모두가 박사님을 정신나간 노인네라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인체실험 대신 동물실험을 하려고 하시는겁니까? 그것도 죽은 개를 가지고요?”


한켠에 놓여진 개의 사체를 보며 교수님이 말했다.


하지만 김박사님은 다른 의도가 있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닐세. 저건 그냥 영양분이지. 인체실험은 이미 시작되었네.”


그쯤 들었을때 옆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교수님배에서 난 소리 같았다.


방금 밥을 먹었을텐데... 그냥 모른척 하고 김박사님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다들 날 미친 노인네라고 비웃는걸 알고있네. 자넨 내곁에 있는 것 처럼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가까이서 날 조롱했지.


자네 대학원생 시절에 내가 여러 가지로 망신을 주어서, 그에대한 복수를 하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틀리지 않았어. 내가 맞았다는걸 직접 몸으로 느껴보게.“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난 눈치만 살폈다.


옆에선 교수님이 희미한 신음을 흘리며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동충하초는 참 신기한 생물이야. 시체속에서 자라나다니 정말 아름답지않은가?


하지만 말이야. 어떤 동충하초는 살아있는 생물속에 자리잡고 기주 와 공생하며 살아가지.


이 동충하초에 감염된 생물은 엄청난 내병성과 면역력을 지니게 되지.


만약 기주가 사람이라면 어떻겠나?“


거기까지 듣고 난 고개를 돌려 교수님을 바라보았다.


교수님은 충혈된 눈으로 몸을 떨며 개의 사체를 흘끗흘끗 보고있었다.







물론 과도한 식욕과 정신착란은 해결해야할 문제지만 뒤통수에 동충하초가 자라는 것 정도는 그냥 훈장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만.”


그순간 교수님은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개의 사체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짐승처럼 죽은 개의 살점을 입으로 뜯어먹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고개를 돌려 김박사님을 바라보았다.


김박사님은 나를 가만히 쳐다보며 모자를 벗었다.


김박사님의 뒷통수에는 마치 하얀 뱀같은 커다란 동충하초가 자라있었다.


우선은 식사 마저하고 이야기하도록 하지.







그리곤 침을 흘리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어떻게 할 겨를도 없이 목을 물려버렸다.


괴성을 지르며 간신히 김박사님을 떨쳐냈지만 이미 내 목에서는 피가 분수같이 나오고 있었다.


이제는 멧돼지나 토끼같은건 더 못먹겠더구만. 위대한 과학의 발전을 위한 희생이니 너무 섭하게 생각지 말게


입가에 뭍은 피를 핥으며 김박사님이 이야기했다.





역시 여길 오는게 아니었다.




원작 : 범프오브치킨

각색 : neptunuse

출처 적월 - 공포 카페
http://cafe.naver.com/moono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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