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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을 드리겠습니다. [2부 - 면접]
게시물ID : panic_870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가지망생
추천 : 3
조회수 : 180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6/04/05 0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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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면접 대기실 창문 너머 높은 빌딩 건물들의 모습은 마치 히어로 영화에서 한없이 무너져 내리는..겉으로만 웅장한 그런 모습을 띠고 있는 듯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인호는 들고 있던 물병에 남은 물을 꿀꺽 마셨다. 대기 시간은 어림잡아 5분. 자신의 앞 번호 5명이 지옥에 들어가는 표정으로 면접 대기실을 나선 시간을 고려하면 자신도 5분 안에 그 곳으로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들어갈 게 뻔하다.

정 인호. 그래도 25살, 그러니까 현재에서 약 4년 전만 해도 인호의 앞길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높은 스펙, 성적 관리 철저하고, 교수님들에게 신임도 얻어 졸업하면 굳이 S기업이나 최소 '어디 회사에 다닌다.' 라고 자랑스럽게 떠벌릴 수 있는 미래를 가질 거라고 인호 주변의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막상 졸업한 인호에게 청년 실업률 65%라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를 피해가지 않았다. 매번 기업에 넣은 이력서, 자기 소개서는 인쇄기에 갈리거나 아니면 집으로 오다 들른 편의점 쓰레기통에 쳐박히기 일수였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니,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의 사전에 '백수' 란 단어는 치욕적이고 불쾌한 것이었다.

"..인호씨는 꿈이 뭡니까?"

참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기업에 들어오려고 면접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 '꿈'이 뭐냐니...인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감춘 채 자신의 꿈이 뭔지 떠올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때 인호의 꿈은 대통령이 되서 전 세계 지구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었는데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생이 된 인호의 꿈은 그저 등록금 완납이라는 어처구니없이 작은 꿈으로 떨어져 버렸기에 이 아이러니함에 웃음이 터져버린 것이었다..

면접관은 인호의 웃음이 자신을 비웃었다 생각했는지 면접이 끝나는 내내 인호를 불쾌한 사람으로 대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숫자를 셋지만 100번이 넘어가면서 세지 않는 면접 횟수가 또 하나 늘게 됐다. 인호는 자신의 어처구니 없는 웃음 실수에 스스로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이 때, 그런 인호를 지나가던 누군가가 붙잡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어딘가 낯익은 얼굴이었는데 인호는 잠시 머뭇거리다 곧 누군지 기억난 듯 그녀의 이름 '설희'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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