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11개월 비정규직노동자가 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크게 한 덩어리의 일을 세 명이 나눠서 하는데요, 사내에선 퇴직금을 주고서라도 계약을 연장시켜 업무를 계속 보게 만들자고 하던데
제가 예비군훈련을 이박 삼일간 다녀온 사이에 이미 제 향후 행보에 대해 정해져있더라고요
어차피 짐작한 터라 재계약이 안 될것같다라는 사실은 잘 알고있었지만, 훈련을 간 사이에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할 줄은 몰랐어요
....
잔업을 남기지 않고 최대한 같이 일하시는 대리님이나 팀장님을 돕기 위해 퇴근마저 미뤄두고 야근을 밥먹듯이 했는데
차라리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뭐하러 생고생하고 스스로 몸 망가뜨리고 있었을까요....
어느 라디오 사연 중에 이런 게 하나 있더라고요
아들의 장난감 자동차를 고쳐주고, 나사가 하나 안 보여 그냥 끼우지 않은 상태로 다시 돌려줬다는 얘기요.
사연의 주인공은 그 나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다, 잠깐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발바닥에 통증이 느껴져 발바닥을 보니
그제서야 나사가 거기 있었음을 알았고, 아픔과 동시에 나사못이 불쌍하게도 느껴졌답니다.
이미 버려지고 나서요...
그 나사못은 그냥,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갔겠죠....
서럽네요.
나름 일에 대한 열정도 가지고있고, 저 스스로 정말 많이 공부하고, 다음에 공채시즌이 되거든 아무리 힘들더라도 반드시 합격하고 말리라 다짐도 했는데..
이젠 뭘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ps. 공채준비는 계속 할겁니다.
ps2. 비정규직 근무 기간이 길면 길수록 구직에 좋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