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는 사건이 있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교육청에 민원 넣어 그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5학년때 1년에 한번 있는 학교 학예회에서 5학년 각 반에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아 수화공연을 하는 기획이 있었습니다. 저도 하고 싶어서 신청했구요. 정말 열심히 연습했어요. 담당 선생이 옆 반 담임이었는데(뭐 같아서 걔한텐 선생님이라고도 못 하겠네요. 존대도 하기 싫어요) 학교에서도 열심히 하고 집에서도 인터넷으로 그 영상을 찾아 연습했습니다. 근데 담당 선생 반에 덩치가 큰 남자애가 있었는데 저와 같은 학원을 다녔고 저를 많이 때렸고 괴롭혔습니다. 걔는 장난이지만 덩치 큰 애가 매일 때리고 놀리는게 피해자인 저는 좋지 않거든요. 우습게도 그 애도 그 공연에 같이 참가했습니다. 학원에서도 보는데 연습때도 보니까 제가 얼마나 더 맞았겠어요. 진짜 진짜 싫었어요. 참고 참다가 그 애를 보는 시간을 더 줄여보고자 담당인 옆 반 담임에게 가서 이 반 애인 누구가 너무 괴롭혀 못 하겠다고 했습니다. 진짜 토씨하나 안 틀리고 그 말 아직도 기억해요.
"네가 열심히 안 하는 걸로 왜 가만히 있는 애 핑계를 대서 그만둬. 너는 그래서가 아니라 열심히 안 하고 하기 싫은것 뿐이야. 하던가 말던가!"
심지어 그 남자애가 바로 그 담임 뒤에 서 있었습니다. 웃으면서 저를 보더군요. 그 때는 어려서 진짜 내 잘못인가 하면서 뒤돌아섰어요. 수화공연을 계속 해야하나 고민하다 결국 빠졌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말도 안되죠. 학교 교사가 학교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며 피해자를 혼내다니요. 적어도 교육청에 신고라도 할 수 있었을거에요.
가끔 이 날이 떠오르면 잠이 안 오더라구요. 문제는 이 담임 얼굴만 기억나지 이름이 기억안나요. 만나서 너는 아직도 학교폭력 가해자를 두둔하며 교육하냐, 너가 그러고도 교사냐 따지고 싶은데 (그 사람이 한건 교육이 아니에요. 그저 지식만 읊는 강사일뿐) 이 사람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