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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가 지방을 기피하는 이유를 보고 말하는 지방 기피시군 기피하는 이유
게시물ID : menbung_513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호적하니
추천 : 3
조회수 : 113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8/05 21:15:55
저는 작년 기간제를 전남의 모 기피되는 군단위 지역에서 했습니다. 대략 7개월동안 기간제를 하면서 상당히 멘붕을 겪었습니다. 그 경험담을 바탕으로 적어보겠습니다. 

1. 문화인프라, 편의시설이 적음
읍내에는 영화관이나 문화센터, 수영장등 문화시설이나 카페, 피시방, 당구장, 편의점, 하나로마트(그래도 상당히 큽니다)등이 어느 정도 있지만, 면으로 내려갈수록 그런게 거의 없습니다. 있어봐야 카페나 편의점정도? 병원도 읍내에야 종합병원 한 두개 있지만, 그 수준이 낮습니다. 일례로 제가 있던 학교 여자 교무행정사님의 아드님이 머리에 열이 있고 많이 아파해서 병원을 가서 CT를 찍어보니 이상하게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병원에서 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르겠다 큰병원 가보시라 해서 광역시 대학병원으로 급하게 갔다니 의사가 CT사진 보고 왈, 아이가 CT찍을 때 버둥거려서 이렇게 나왔네요~라고 단박에 말했답니다.

2. 교통이 매우 매우 매우 불편하여 차가 없으면 불편하다.
읍내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놓히면 꽤 기다려야 합니다. 장을 보려고 하나로마트 가려면 버스 15분 기다려서 30분 들여서 읍내 간 다음에 읍내 하나로마트까지 15분 걸어가서 장본 다음 15분 걸어 간 다음에 15~30분 버스 기다려서 30분 버스타고 가야합니다. 지쳐요.(면내 시장에서 사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만 괜히 학부모들 마주치게 될까봐....)

3. 보통 6학급에 교담이 1~2명이므로 소수의 교사가 과다한 업무를 맡는다.
일단 비교과교사(보건, 영양, 사서)가 매우 매우 부족합니다. 정말 정말 부족합니다. 한 학교에 영양, 보건이 있다면 그 영양 보건 사서는 오롯이 그 학교만의 선생님이 아닙니다. 근처 2~3개 학교의 영양 보건 사서 순회해서 맡습니다. 그래서 보통 교사가 영양 보건 도서까지 맡습니다. 한 교사가 기본 2개정도를 맡습니다. 교무, 연구부장, 방과후, 생활지도, 방송, 돌봄, 보건, 도서, 정보, 안전, 환경, 체육, 과학, 체험 활동, 진로, 복지, 학생자치, 동아리, 평가, 독서 토론, 다문화등등등( 물론 그래서 작은 학교에서는 몇개 업무를 묶습니다만 하는 일 총량은 달라지지 않죠)을 나누어서 맡습니다. 아 진짜 쓰다보니 열받네요. 또 각 학년 교육과정과 평가계획도 학년당 한명의 교사가 짜므로 상당히 벅차죠. 저 어떤 달은 시간외 근무수당 30만원 받은 달도 있습니다(아, 어떤 학교는 이 정도 시간외 근무 하면 교감선생님께서 대놓고 면박 주신다고 합니다. 제가 있던 학교는 다행히 너그러우셔서 그냥 구두로 조용히 너무 많이 쓰지 마라 하신정도였습니다. )
그리고 각 업무당 출장이 한두번씩은 있기 때문에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고요, 또 이동거리 있는 학교는 어떨 때는 출장에 따라 일찍 가야 하는 출장은 보결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지요..... 

4. 중심을 잡아줄 중견 교사가 없다
특히 면단위 지역에는 업무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중심을 잡아줄 중견교사가 정말 부족함니다. 업무 이해도 높은 중견교사들은 거의 점수 높은 도서지역이나 시, 광역시 근교로 가려 합니다. 이 지역에서 성장한 교사도 꾸준히 탈출을 시도하지요. 그래서 3번에 적은 그 수많은 업무들을 저경력 교사들이 나누어서 합니다......ㅎㅎㅎㅎㅎ일례로 제 선배중 한분은 3월 발령나서 바로 전남에서 어디서 근무합니다~하면 아....하고 연민의 표정을 받는 지역에 계신데요, 발령 받자마자 바로 연구부장 맡으셔서 발령 받자마자 학교 교육과정 짰답니다...ㅋㅋㅋㅋㅋ
이런 극단적인 예는 아니더라도 1정연수도 못받은 선생님들이 교무 연구부장을 맡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5. 관리자가 갑이다
중견 교사가 적고 저경력자가 많다보니 교감 교장선생님께 직언할 수 있는 교사가 적습니다. 아니 어떻게 1정도 못받은 교사가 교직경력 25년 이상의(일반적으로) 교감 교장선생님께 직언을 하겠습니까.....ㅋ 그러다보니 관리자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제가 있던 학교는 교무 연구 두분이 팀을 짜고 합을 맞추셔서 교무 연구 선생님께서 학교 분위기를 주도하셨지만 읍내에서 멀어질수록 중견교사 선생님이 부족하죠. 관리자분들이 괜찮냐 아니냐에 따라 학교 분위기가 다릅니다. 제가 있던 학교는 관리자 두분 모두 인격자시고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셔서 학교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6. 1학년 1학급이라 반이 안 섞인다.
한번 어린이집부터 본 아이들이 계~~속 같은 반입니다. 반이 안섞여요. 이게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단점으론 혹여 한번 사이가 틀어져도 계속 같은 반이라 지도가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래도 잘 지내지만 정말 크게 한번 일이 있었던 애들은 정말 지도하기 힘들어요. 저는 애들 상담하다 '쟤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물론 이 케이스는 상당히 소수입니다. 대부분 사이가 좋습니다. 죽고 못사는 친구들 많고 또 웬만하면 같은 학교 선후배끼리 친구처럼 지내서 장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장점도 있습니다.
1. 젊은 교사들이 같이 고생을 하므로 같은 학교 선생님과 정말 친해질 수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교사들이 같이 고생하므로 정말 친해집니다.

2. 아이들을 하나 하나 더 많이 볼 수 있다
정말 교사에게 좋은 장점이죠. 저는 지금은 동부권 도시지역으로 정식발령을 받아 30학급 학교에서 25명을 지도하고 있는데 학생 한명을 오롯이 보는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하지만 10명 이하의 학생들을 가르치면 아이들 하나 하나를 깊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은 교사로서 최고의 기쁨이죠. 친구들과 매일 싸우던 아이가 어느샌가 친구들을 하나하나 배려하는 모습을 봤을때 굉장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3. 자기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
정말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인격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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