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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병석에서 일어났지만, 마음은 여전히 병을 앓고
게시물ID : readers_36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15번지
추천 : 3
조회수 : 30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2/01/27 10:4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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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이가 마흔 줄에 들어서니 이래저래 그간 눌렀던 것들이 견디지 못하고 삐져나오나 봅니다.

 

몸 여기저기에 염증이 많아 

예전 같았으면 그냥 가벼운 몸살 정도로 지나쳤을 텐데, 

이젠 작은 병에도 몸 전체가 전쟁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뭐, 누굴 탓하겠습니까. 그간 몸뚱이 함부로 굴려온 제 잘못이죠. 

 

일주일 정도 죽만 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습니다. 

생각의 대부분은 글을 쓰는 요즘의 제 모습에 관한 것들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가족들에 관한 고민을 먼저 하지 않고 있는 제가 너무 혐오스러웠습니다.

 

스스로 실험적으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대중적인 연재물을 흉내내는 선에서 접점이 있을지를 찾아보자고 쓰기 시작한 글이었지만,

쓰면 쓸수록 

하고자 했던 말과는 멀어지고, 매회 재미도 없어졌습니다. 

 

다 무시하고 꾸준히 써내려가느냐, 지금이라도 갈아엎어버리고 될만한 글들부터 다시 쓰느냐

 

하는ㅡ 쓸데없는 혼자만의 고민으로 꽤 긴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실패는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실패를 거름 삼아 더 나은 싹을 틔우면 그만이지만

시간이란 자원이 유한하고 압박이 커진다는 사실 앞에서 

한동안 이십 대의 모퉁이 어디쯤에서 했던 고민들을 다시 호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마음의 병이 길게 늘어져 삼십 대 초반의 어디쯤을 핥고 있는 거 같네요.

 

이게 다 그간 너무 널널하게 지냈던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글을 맺습니다.

 

여튼

오유 책게 이용자들 모두 햄볶는 나날이 되길 바랍니다.

출처 내 뇌 우동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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