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냥 귀신본 썰.txt (안 무서움주의)
게시물ID : panic_590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송이와멍게
추천 : 21
조회수 : 202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0/18 23:31:49
제목 그대로 그냥 귀신 본 이야기에요..

지금도 원한이 귀신으로 존재하게 한다던지 의지가 남아서 귀신이 된다던지 그런 말이나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확실히 귀신을 본적이 있어요.

저는 사실 팔삭둥이로 태어날 때부터 몸이 많이 안 좋았어요

제가 태어나는 날이 연말이었는데 그날 부모님 두 분의 꿈에 조부모님이 나타나셔서 

불길한 예감이 든 아버지께서 송년회에 안 가셨고

예정일보다 2달 일찍 제가 태어나는 바람에 저를 아버지가 모셔온 동네 산파 할머니께서 받아주셨거든요..

그날이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문을 연 병원이 없었대요;;

때문에 저는 1984년 생인데도 불구하고 집에서 태어났어요..

신기한 건 저희 부모님이 결혼하기 전에 조부모님 두분 다 돌아가셨는데

부모님 두 분의 꿈속에 나타나셨다는 거..

조부모님을 한 번도 뵌 적 없던 저희 어머니는 꿈속에 왠 어르신 두분이 나타나신 걸 보고는 불길한 예감에

저희 아버지에게 꿈얘기를 했는데 저희 아버지가 꾸셨던 조부모님이 나오신 꿈과 똑같았다 합니다.

그래서 기분이 이상하여 송년회에 가시지 않으셨고

제가 예정보다 2달 일찍 태어났지만 동네 산파 할머니를 불러 올 수 있어 

무탈하게 태어날 수 있었죠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고서 태어난 저는 팔삭둥이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유년기때는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 신세를 져야했고

7살 때는 2층에서 떨어져 두개골이 함몰돼

1달 이상 병원 신세를 졌으며

퇴원 후 1주일 뒤에는 일본에서 유행하던 열병에 걸려 

체온이 41.5도까지 올라 병원에서 포기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몸이 허약했습니다.

정말 코피와 두드러기를 몸에 달고 살았죠..

그러다가 

10살 때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서

당시 친하게 지내던 반 친구들이 다니던 합기도 체육관을 다니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감기나 코피, 두드러기 등이 좀 수그러들었다고 여겨집니다.

서론이 굉장히 길었는데

저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입니다.

11살 되는 해(1994년)에 합기도 체육관에서

여름 캠프와 같은 하계 합숙훈련을 밀양인가 양산으로 (경남지방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떠난 적이 있는데

저도 약 2박 3일의 일정으로 따라 나선 적이 있습니다.

2일동안 정말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즐겁게 지내고

마지막 2일 밤에 담력훈련이라는 명목하에

공포체험을 진행했습니다.

공포체험의 방식은 그냥 텐트 야영지에서 출발해 다 같이 어느 한 공터에 모여서

5분정도 되는 오솔길을 한 사람씩 텐트가 쳐져있는 야영장으로 홀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야영장과 그 공터 사이에는 길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길을 잃을 일도 없었고 사실 지금 말하면 무서울 것도 없는 

초등학생에게 딱 어울릴만한 그런 체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관장님의 말에 의하면 그 공터의 바로 위는 공동묘지가 위치해 있다고 하는데

확인해 볼 수 없는 어릴 때라 그냥 믿을 수 밖에 없었으나 그걸로 무서워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담력훈련을 가장한 공포체험이 시작되고

한 사람씩 그 길을 걸어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특별한 규칙은 없었지만 한가지 규칙이 있다면 그래도 담력훈련인지라 

한명씩 한명씩 내려가되 

절대 둘이서 맞물려서 내려가는 일은 없도록 지시를 했었죠.

몇몇이 차례에 맞춰 내려가기 시작했고

제가 내려갈 차례가 되어 저도 터벅터벅 오솔길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앞에는 오정O 이라는 제 친구의 동생이 먼저 출발해 내려가고 있었고

저는 그 아이보다 약간 늦게 출발했습니다.

이 길은 가로등이 하나도 없는 대신에 길이 하나 밖에 없어 위험하진 않는 그런 길이었죠..

그런데 그 길을 따라 약 3분정도 내려가다보니 오정O의 뒷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제가 좀 빠르게 내려갔나 봐요

그래서 원래 소심한 저는 얘와 이만큼 붙어서 간다면 혼날 것 같았고

약간 발걸음을 늦춰 내려가게 됩니다.

그렇게 정O이와 점점 멀어져서 내려가고 있는데

맞은편에서 누군가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죠..

가로등 하나 없이 달빛에만 의존해 앞을 보며 가는 상황이었지만

정O이 앞에 누군가 마주쳐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보였어요..

'누구지..? 마을 주민인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맞은 편에서 올라오는 그 누군가와

저의 거리, 정O이와의 거리는 점점 좁혀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오솔길은 워낙에 좁은터라 두명이 지나가기엔 약간 무리가 있었고

곧이어 정O이와 그 낯선이가 부딪칠정도로 마주하게 됐는데

그때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마주오던 사람의 몸을 정O이가 말그대로 뚫고 지나갔거든요..

그리고 정O이에게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았는지

아무런 이상도, 내색도 없이 그냥 원래 가던 길 그대로 내려가는 거였습니다.

그 장면을 그냥 뜬 눈으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던 저는 

순간 너무나도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그야말로 경악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경악을 했음에도 발걸음은 무엇에 홀린 것마냥 계속해서 길을 걸었습니다.

사실 정O이와 저의 거리는 약 15m 정도..

그렇다면 계속 걸어가던 마주오는 그 누군가과 저의 거리는

몇 초사이에 좁혀질 수 밖에 없었고

저는 무의식적으로 그 정체모를 사람을 최대한 모른척하려고 그쪽으로 시선도 돌리지 않고 

너무 무서운 나머지 몸이 맞닿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 하나밖에 없어서

몸이 맞닿으려 했을 때 몸을 살짝 틀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은 한 사람만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이었고

제가 몸을 틀어 피하려고 했지만

그 누군가와는 몸을 부딪칠 수 밖에 없었죠

부딪치는 그 순간

저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꾸벅 

"죄송합니다~"하고 인사를 했는데

허리를 굽히고 펴는 순간 보였습니다.

그의 모습이..

회색, 갈색을 섞은듯한 긴 바바리코트를 입고

같은 색의 중절모를 썼지만

온몸이.. 얼굴까지..

하얀색 붕대로 칭칭감겨 있는 모습을요..

그의 얼굴도 붕대로 감겨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의 시선이 느껴지는듯 했어요..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저는 아무것도 못 본것처럼 행동하며

텐트가 있는 야영지까지 내려갔고

그 누구한테도, 정O이 한테도 그 사람을 봤느냐고 얘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공포가 심했거든요..

사실 그 귀신(?)이 저에게 해꼬지를 직접적으로 공포를 준 것은 아니지만 

당시 어린 저는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뒤로도 정O이와 몇 년간 같은 체육관을 다녔지만 그때의 일에 대해서는 말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저만의 추억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글 솜씨가 없어 세세하게 그때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털어놓으니 한결 마음이 편하고 좋네요 ㅎㅎ

공게의 베스트 글을 보니 술도 한잔 먹었겠다 그때 생각이 나서 주저리 주저리 써봤네요 ㅎㅎ 

혹시 제가 봤던 귀신과 같은 모습을 한 귀신을 보신 적이 있는 분 계실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