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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할머니를 찾으러 가셨다.
게시물ID : panic_5986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안경sa
추천 : 13
조회수 : 2027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3/11/04 16:44:20
"사야, 엄마가 어릴때 할머니 찾으러 갔다가 겪은 신기한 일 말해줄까?"
 
"응.. 뭔데?"
 
"엄마가 어릴때 그러니까, 13살이었나 4살이었나.. 엄마가 맏이라서 동생들 업고 키울때였지.
 그날도 엄마가 막내 삼촌 등에 업고다니면서, 빨래하랴, 청소하랴, 그러고 시간도 가는 줄 모르는 날이었어"
 
"응 엄마가 삼촌 업고 다녔구나?"
 
"그래, 내가 첫째 삼촌부터 막내까지 다 업고 키웠잖니.
집안일 다 마치고 이제 저녁먹을때가 가까워서 아궁이에 불지펴서 저녁밥 하려고 준비했던거야.
그러다 문득 할머니가 벌~써 올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안왔다는걸 깨달았지.
'뭐 곧 오시겠지'하면서 저녁준비를 다시하고 한참 지나서 저녁도 다 됐는데도 할머니가 안오는거라."
 
"뭔일 있었나?"
 
"엄마도 이제 해 떨어질때 다 됐는데 할머니가 안오셔서, 막 걱정도 되고 그랬지.
그러다가 할머니 일하는 밭에 갔다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삼촌 업어매고 갔어.
근데 그날따라 저녁인데도 안개가 좀 끼어있더라고,
'와.. 오늘은 무슨 저녁에 안개가 끼지?'하고 생각하면서 막갔지.
그때 우리집이 산 거의 꼭대기 가까이에 살았거든.. 밭에 가려면 한 10분정도 걸어서 내려가야됐어
그렇게 걸어걸어서 할머니 있는 밭에 갔는데 안개가 많이 끼어있어서 멀리는 안보이고 요 앞에정도만 보이는거야 한 10m정도만"
 
"아.. 엄마 무섭다.."
 
"내가 "엄마~ 엄마야~ 어딨어 엄마~"하고 막 불렀는데 할머니가 대답을 안해.
그래서 '어..엄마가 없나 어디갔지?'하고 막 찾아다녔는데 조금 걸어가니까 사람이 저기 앞에 보이는거야
쭈그리고 앉아가지고 막 일하는것처럼.. 그래서 "엄마야. 거기 있으면서 왜 말을 안...ㅎ..."하는데
갑자기 느낌이 싸~ 한거야.. 할머니가 아닌것같은 그런 느낌이 막 들더라고.."
 
"으..으응"
 
"그러다가 '아 저거 사람이 아니구나'는 느낌이 막 들어서 바로 뒤돌아서 막 뛰어서 집으로 다시 왔지
헐레벌떡 막 뛰어와서 집이 보이는데 이제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때 안심이 되더라고..
그리고 집에 딱 왔는데 할머니가 "니 어디갔다오니?" 그러는거야..
난 너무 놀래서 "엄마! 어디갔다왔어? 나 방금 밭에 갔다왔는데.."라고 했지.
"나? 나도 방금 밭에서 오는 길인데.. 너 못봤는데?""
 
"어? 다른 길로 엇갈렸나보다."
 
"아냐.. 엄마 집에서 밭까지 가는 길은 뒷길 하나밖에 안써..
근데 왜 엄마를 못봤을까..
그리고 엄마는 아직도 그때 밭에서 희끄무리하게 보였던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사람아냐?"
 
"사람이면.. 왜 그 시간에 혼자 우리밭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그리 있었겠어
내가 부르는데도 눈길한번 안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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