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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런 경험 처음이에요
게시물ID : menbung_114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청년일꾼
추천 : 0
조회수 : 632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1/22 08:04:53
와... 살다살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 처음이네요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

아주 친하지는 않고 안면만 튼 분인데 직장에서 제 선배인지라 동료들과 갔습니다

지하실 딸린 이층 정원주택이었는데 아늑하니 좋더라구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초저녁즈음이 되었고
저를 포함한 몇몇 사람들만 남은채 모두 집으로 돌아갔을 때였습니다

그 집 이층에 발코니가 있었는데 제 후배녀석이 같이 밖에서 이야기 나누자고 나가자네요

눈이 서글서글한 여자사람이었는데 그날은 하늘거리는 흰 원피스에 발목이 보이는 굽높은 신발을 신었더군요

아직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4인용 탁자에 앉아 노닥거리며 소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 말을 해요

"우리 결혼하면 우리도 이런 집 사자"

순간 저는 "뭐??" 하고 당황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녀석이긴 한데 뜬금없이 결혼이라니요?

우리가 애인사이도 아닌데 얘가 미쳤나 싶더라구요

술도 못해서 취했을리도 없었는데...

제가 너무 황당해서 웃으며 장난치지 말라니까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는 거에요

그때 생각했습니다

'아, 우리가 좀 친구/동료사이보다 좀 가깝게 지내긴 했었지
녀석 우리 애인사이라고 생각했던 거였나?'

사실 저도 마음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사랑이라고 해야하나?
좋은 감정이 있던 친구였습니다

힐끔 본 그 친구...
막 지는 노을에 비친 그 녀석 너무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이런 여자가 가까이 있었는데 난 지금껏 뭘 하고 있었던건가... 정말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결혼이야기 안했으면 놓칠뻔한 사람
너무 가까이 있어서 사랑하는 감정도 모르고 그렇게 잊혀졌을 사람...

전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살며시 다가가서 볼에 손등을 댔는데 어라? 얼굴에 두드러기가 생기는 거에요

제가 "어? 너 얼굴 왜그래?" 하니까

그 분첩(?)인가 여자들 가지고 다니며 화장 고치는거 있잖아요 그 거울 달린거...
그걸로 얼굴을 보더니

"어머 나 오늘 이상한거 먹었나봐
알레르기 있는데" 하는 겁니다

급한 마음에 허벌레 아래층으로 달려갔습니다

초대해준 선배에게 인사하는둥 마는둥 밖으로 나갔어요

차고 앞에 은회색 SUB가 세워져 있었는데 제가 사고 싶어서 카탈로그도 찾아서 보곤했던 차더라구요

그런데 그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난 친구가 저에게 그 SUB가 제 차라는거에요

"앵??"

잘 생각해보니까 제 차 맞았어요

결혼이라는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서 제 차가 있었는지도 잊어버렸던 것이었습니다
크.. 나란 남자란...

그래도 이런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 할 나는 참 행복한 사나이다 하며 얼른 차에 탔습니다

그리고 시동을 걸려고 열쇄를 꽂았는데.....

꽂았는데......

...
...
...

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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