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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30 17: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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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30일
울산에 내려와 살게된지 2년째다 벌써 그렇게 됐구나
2만원 들고 내려왔지 좋아하는 사람 하나 보고 그사람 집에 숨어살다시피 했지
어머님이 엄청 반대했지. 너 뭐하는 새낀데 내딸하고 살거라고 내려왔냐고 ㅋㅋ
어머님이 딸 볼거라고 가끔 찾아오실때면 나는 신발들고 도망치기 바빴다
그사람이 엄마온다고 빨리 도망가라고 오천원 주면 어머님 갈때까지 피씨방에 가있거나
아니면 뭐 태화강 그런데 걸으면서 담배피우고 그랬는데 어느날은 서로 사인이 안맞아서
어머님이 계신데 그냥 문열고 들어가버린거야. 맞아죽을일만 남았구나 싶었는데
'밥무라'
그때 어머님이 곤드레밥을 해줬다
난 덩치가 커서 많이 먹을거라고 생각했는지 곤드레밥을 양푼에 담아줬다
배부르다는 생각 할 새도 없이 다먹고 나서야, 다음부터는 도망치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일을 찾아 할 수도 있었고 정식으로 동사무소에 주소이전도 했다
그때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것 같았던 어머님이지만
이제는 엄마라고 불러도 괜찮은 어머님
그리고 뭣보다도 2만원 들고 내려와
가진거 없는 못난인간 숨겨줘가며 부둥켜안아준 내 여자친구
너무 고맙고 사랑하고 그러네
평생가야 하지도 않을 것 같았던 뭐 부둣가 하역이라던지 사상이니 용접이니 배달이니
오만일을 다해가며 이제 좀 숨은 틔는 것 같은데 아직 좀 갈길이 머네
그래도 2만원 들고 내려와 담배값은 고사하고 마누라같은 여자친구 먹고싶은 성게비빔밥이나
뭐 그런거 못사주던때 생각하면 지금은 뭐 가끔 사줄 수 있을정도는 되고 차도 한대 끌고다니고 월세방도
하나 생겼으니 조금은 나아진거라고 봐도 되나?
모르겠다 3년뒤 혹은 좀 더 뒤에 이 글을 다시 볼 때는 결혼도 정식으로 하고 외제차도 한대 있고 전세집도 있고
뭐 그랬으면 좋겠다 일이야 힘들다 쳐도 그게 중요한건 아니니까
아무튼 삼년뒤에 다시 뵐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