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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
게시물ID : panic_703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versky
추천 : 6
조회수 : 208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7/17 03:03:29
시골에 살았을 때 가끔 뒷산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요. 
슬퍼서 우는 소리가 아닌.. 힘들어서 우는 소리가 아닌.. 뭐랄까 배가 고파서 우는 소리였어요. 
그렇게 울다가 신기하게도 새벽녘이 되면 조용해졌죠. 

그러던 어느날 그날은 왠지 아기가 서글피 우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날은 누나와 함께 가보기로 했어요. 
후레쉬를 하나 들고서 그 아기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갔어요. 
그곳에는 산길이 나 있었기 때문에 걸어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되었지만 어린 나이였고 불빛 하나 없는 곳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무서웠어요. 
그렇게 무서웠지만 누나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는지 무서운 것을 모르고 걷고 있었죠. 
그런데 이상한 것은 울음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손전등을 비추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울음소리는 그쳤어요. 
그리고 손전등을 내려 놓으면 다시 울음소리가 서시히 나다가 다시 서글피 우는 소리고 바뀌었죠. 

그러다가 골짜기가 나왔을 때 우리는 멈칫하며 뒷걸음을 쳤고 
우리는 서로 암묵적으로 돌아가자라는 눈빛을 보내고는 뒤로 물러섰죠. 
그런데 이상했던 것은 그 울음소리가 아까처럼 멀어지지 않고 골짜기 건너편에 머물고 있던 거였어요. 
그렇게 잠시의 시간이 흘렀을 때 그 울음소리는 마치 가던 길을 가던 것처럼 서서히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었죠. 
그제서야 우리는 손전등으로 길을 비추며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리고나서 너무나도 이상했던 건, 
그날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승에 머물러 있던 영혼이 이승을 떠나던 날 무언가 누군가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었다는 듯이 그렇게 오랫동안 울부짖다가 떠난 것처럼.. 

그날 이후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뒷뜰의 대나무밭에서 나는 소리가 제 마음을 스산하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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