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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실화) 중학교때 겪었던 일들
게시물ID : panic_780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변태네
추천 : 23
조회수 : 209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3/06 01:23:12
저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증모중학교를 나왔습니다.

학교 뒷편으론 산이 있고, 산들이 이리저리 이어져서 학교뒷산을 통해 살던 동네까지 갈 수 있었고,
산을 타고 약 2~30분 정도 걸려서 넘어가면 바로 동네였어요. 
저는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할땐 무턱대고 걷는걸 좋아하는 편이고, 버스타고 가는 시간도 비슷한데다가 버스비 아껴서 뭐 사먹고하기도 해서 자주 산을 넘어다녔습니다.

어느날 학교끝나고 친구들과 놀다보니 시간이 조금 늦었는데, 아직 해가 떠있어서 빨리 넘어가면 되겠다 해서 무작정 산을 뛰어올랐는데 산에선 해가 빨리진다는걸 몰랐었던거죠.

오르막을 다올라 이제 내리막을 걸으면 되는데 어느샌가 주변이 컴컴해서 하나도 안보이는겁니다. 핸드폰 후레쉬로 비추며 조심히 내려가다보니 뒤에서 바스락... 바스락바스락.. 하며 낙엽 스치는 소리가 났어요. 처음엔 다람쥐나 꿩같은 산짐승이겠지 하고 애써 무시했는데 점점 또렷이 들려오고, 생각할수록 이상한게, 야생동물이 날 5분넘게 따라온다는게 말이 안되는것 같은겁니다.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는듯 해서 도저히 안되겠다 하고 멈춰서서 뒤로 후레쉬를 비춰서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근데 하필 우연인지 한번 슥둘러보자마자 그때 딱 후레쉬가 픽꺼지고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후레쉬를 비출땐 아무것도 없었는데, 불이 꺼지자 보고있던 방향에서 바스락바스락바스락..
혼비백산해서 배터리없어 희미해진 핸드폰액정 불빛으로 바닥을 비추면서 헐레벌떡 뛰어내려갔습니다
중간에 두번정도 넘어졌던것만 기억나고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내려왔는지도 잘모르겠네요.

그러다 마침내 땀범벅이되서 산길이 끝나고 포장도로가 있는곳까지 내려왔습니다. 하 살았다... 하는 안도감에 그자리에서 숨을 골랐는데
바로뒤.. 귀옆에서 들리는듯한 바스락..바스락... 
분명히 포장된 시멘트도로위인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으아악 소리지르면서 시멘트길을 뛰어내려갔습니다 진짜 미칠거같고 뭔진몰라도 잡아먹힐거같고 온갖 나쁜상상이 저절로 이뤄지면서 앞만보고 전력질주했었죠 

제가 막 뛰던 그 길의 동네 어귀, 그러니까 산 초입에서 조금 내려온곳에 큰 절이 하나 있었어요 2층으로된 큰 절인데, 평소 지나다닐때 스님도 손님도 한번도 안보이고 절 문은 늘 닫혀있어서 그냥 안쓰는덴가보다 했었던뎁니다.

아무튼, 그렇게 막 뛰어내려오다보니 이젠 왠 웃음소리도 들리는듯하고 내가미친것같고 팔다리엔 힘이풀리는것같고.. 난죽을거야 틀림없이 죽을거야 생각까지들고...

그러다.. 위에말한 절을 딱 지나치는데..
여태 한번도 열린걸 본적없던 문이 활짝 열려있고, 2층 보살님들 모셔놓은곳도 활짝열려서 불이 환하게 켜져있고 스님한분이 불경을 읊고계시더군요.

그때 딱! 갑자기 주변이 밝아진듯 하면서 힘이 탁 풀리고 아무일도 없었던양.. 불경소리 빼고는 아무소리도 안들리고... 주변은 이상하리만치 적막..
 
너무 기묘한 상황인데 오히려 전 그때 갑자기 편안해져서 마음을 가다듬을수있었어요. 그리고 뒤를 슬쩍 돌아봤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갑자기 힘이풀려서 터덜터덜 걸어내려왔는데 그때깨달은게..
아직 해가 안졌더라고요.. 이제 막 뉘엿뉘엿 석양이지는.. 그정도? 그 한치앞도 안보이게 새까맸던 산길은.. 뭐였는지 지금도 모르겠어요.

 뭐.. 그후로는 산을 아예 안타게됐죠. 지금도요..
산을 안타고 인도로 걸어가다 큰일날뻔했던적도 있지만.. 그건 다음에 쓸수있음 써볼게요.

+여담이지만 절 앞에서 순간 느껴진 평안함..? 그 신비한 느낌이 인상깊어서 한동안 부모님따라 주말마다 절에 다니기도 했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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