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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9 15: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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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 ‘백투더퓨쳐’ 시리즈와 ‘콘택트’를 만든 감독이기도 하죠.
보기에 따라서 다양한 시각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그야말로 각자의 관점에 달린 거라고 봅니다. 저는 현대 미국 사회에 있었던(아마도 감독이 자라면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을) 가장 큼직한 사건들을 포레스트라는 중립적(?) 인물의 눈을 통해 보이는 그대로 담아내려고 시도했었다고 평가하고 싶네요.
몇몇 연출을 가지고 진보진영에 대해 대한 조롱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역으로 보수진영에 대한 풍자라는 의견도 있는데, 둘 다 굉장히 지엽적인 분석에만 의존한 평가라고 봅니다. 그런 색안경을 벗고 영화를 보면 사실 두 가지 부분이 모두 공존해요. 보수는 보수대로 풍자하고, 진보의 이중성을 꼬집는 부분도 있고... 특별히 누굴 미화하지도 않고 필요이상으로 비하하지도 않죠. 위에 링크된 어느 평을 보면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오줌 쌀 것 같다고 한 대사를 케네디에 대한 노골적 비웃음으로 해석한 사람도 있던데 완전 오버죠-_- 그럼 닉슨 앞에서 엉덩이를 깐 건 뭐로 봐야할까요? 실제로 영화에선 닉슨은 결국 비리 대통령으로, 케네디는 일찍 암살당한 젊고 매력적인 인물로 묘사됩니다. 반전주의 히피문화의 선봉이었던 존 레논 역시 비슷하게 묘사되기도 하고.
백인우월주의란 의견도 그러한데 만약에 정말 백인우월주의가 담겨있다면 오히려 영화의 전면에 KKK단이라는 용어 자체를 전면에 등장시킬 리가 없습니다. 사실 등장하는 역사적 사건들을 모두 나열해보면 감독의 시각은 오히려 상당히 인권주의자적인 입장에 무게가 기울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건들을 미국 역사에 획을 그은 사건들로 평가했느냐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뭐 어쨌든 역사적인 사건들을 계속해서 배경에 등장시키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면 어느 쪽에게도 공격받기 쉬운 영화인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진영주의에 입각해서 만들어진 영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서로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역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한 노력의 증거일지도 모르겠네요. 그저 평생을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지키고 살아온 멍청한(?) 주인공이, 지능은 좀 모자랄지 모르지만 파란만장한 세상 경험을 통해 삶 속의 지혜를 배워나가는 이야기. 뭐 저는 그렇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