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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3 17: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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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한수의 친구이다.
그리고 그의 하나뿐은 가족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 다는 의사의 말에 나는 통곡을 했다.
21년 평생을 의지하면서 시련과 고통을 함께 나눴던 나의 가족이
이제 곧 죽는 다는 말을 들으니 울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한동안 옥상에서 쭈그리고 친구의 병실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늘이 붉은 노을으로 물들어갈 때 한수가 휠체어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왔다.
그도 알고 있는지 슬프고 무섭지만 체념한듯한 얼굴이었다. 슬픈미소...
"선생님이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는다고 하시네"
나는 한수와 같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저물어가는 태양을 봐라봤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한수도 같이 울었다. 거의 저물어가는 흐릿한 태양을 보면서...
그 날 밤, 한수는 죽었다.
마지막 한 마디만 남기고
"나... 내일의 태양이 보고 싶어...내일을 살고 싶어..."
한수가 죽은 지 딱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도서관에 있다.
공무원 준비로 바쁘다.
화장실에서 앉아서 한수를 떠올렸다.
또다시 눈물이 난다.
한수는 평생동안 놀고 일하지 않은 삶에 대해서 회한을 느낀다고 했었다.
그래서 '내일'에는 꼭 일하고 싶다고 했었다.
나는 그 말을 잊지 않았다.
나는 한수의 몫까지 살아갈 삶이니...
화장실 휴지 커버에 글귀를 적었다.
"당신이 허비한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가던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 의미있게 살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