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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7 17: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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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부친이 땅샀다는 소리 듣는 순간 그냥 웃음이 나오더군요.
트랙터 로터리에 대가리를 갈아버릴 년 이라고 누군가 그러던데..... (농업 경험자만 알수 있는 문장임)
1. 80대 노인은 농사 전반을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수확은 농사의 극히 일부고 쉬운일이며 그전이 훨씬 힘이 듧니다)
2. 위와 같은 이유로 80대 노인이 농사를 하려면 온갖 농기계필수, 인부가 필수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개인농업의 경우 가족노동력이 아니면 무조건 적자입니다. 애초에 말이 안됩니다.
3. 우리집도 농기계 여러개 있습니다. 경운기, 전동리어커,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다목적농기구(밭농사용), 전동 농약살포기, 소형건조기, 벼건조기, 정미기 등등등...왜이렇게 장비가 많을까요? 사람이 없어서요....옛날엔 자식들이 인부였는데 이젠 그렇수 없으니 장비빨로 버티는 겁니다.
온가족이 농사지을땐 젊고 팔팔한 애들이 있으니 장비가 적게 필요하지만 80대 노인이 무슨......자식들 농사지을때 뒷짐지고 훈수두는거나 하는거죠.
그 쉽다는 들깨농사 (얘들은 물만 잘주면 됨) 한번 지어 보실래요???
1) 작년 양분을 잔뜩 빨린 밭에 양분공급을 위해 농협에서 퇴비, 제초제를 사다가 밭에 골고루 뿌려놓고(여기서 부터 80대는 불가능)
2) 트랙터를 이용해 쟁기질(흙을 뒤집어 엎음)을 합니다. 그리고 트랙터를 이용해 로터리(뒤집어 엎은 흙을 잘게 만듦)
3) 다목적 기계를 이용해 밭을 마늘을 심을 언덕과 물이 흘러갈 골을 만들어줍니다.
동시에 이 기계가 비닐을 씌워줍니다. 비닐을 똑바로 씌워주지 않으면 이게 깨밭인지 풀밭인지 구분을 못하게 될 겁니다.
4) 씌워진 비닐이 중구난방이기 때문에 일일이 흙을 퍼서 비닐이 벗겨지지 않게 만들어줍니다.
5) 기계를 이용해 비닐에 일정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줍니다. 그리고 그 구멍에 일일이 물을 적당히 줍니다.
6) 뚫어준 구멍에 깨종자를 적당한 갯수로 넣어준후 흙을 덮어줍니다.
7) 가뭄이 들면 다 죽기 때문에 물을 항상 골고루 뿌려주어야 하는데 새벽, 낮 , 저녁 시도 때도 없습니다. 적당히가 중요하니 농부가 아니면 이 적당히를 알 수 가 없습니다.
8) 여차저차 해서 가을이 되었고 깨가 풍년이 들었습니다.
9) 일일이 낫으로 수작없으로 깨를 베어내야 합니다. (깨가 익으면 충격에 모두 털리기 때문에 손으로 조심해서 해야 함)
10) 건조기에 깨를 넣고 건조합니다.(이것도 장비네....), 건조기가 없다면?? 햇빛에 말려야죠. 이슬때문에 아침에 펼치고 저녁되면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11) 깨가 다 건조되었다면 이제 탈곡(깨나무???)에서 깨만 수확해야죠. 도리깨질을 해야 합니다. (이거 엄청 빡셉니다. 도끼질을 수백,수천번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12) 드디어 깨를 수확했습니다. 이 깨를 또 말립니다. ㅋㅋㅋ
13) 끝난줄 알았죠? 밭에 덮어놓은 비닐을 모두 걷어내야 합니다.... 그래야 내년에 또 심죠....
자식들 다 동원되도 될까말까한데 뉴스보고 알았다니.....
농지법상 저렇게 8년인가 지나면 되기 때문에 저런식으로 농지를 구입하고 소작주는 경우 수두룩 합니다.
지금 농지중에 소작 엄청 많을 겁니다.....더이상 시골에 농사지을 분들이 없기 때문에 상속받거나 구입하면 거의 대부분 소작을 주거나
이도저도 싫다면 나무 심어 놓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