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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1 10: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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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자신의 논리에 의문이 생기는 일은 대단히 자연스럽고 옳은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성과 논리 만으로 세상의 가치를 모두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참"이나 "진리","옳음" 등을 결정 짓는 것은 생각이나 주장, 논리가 현실에서 잘 반영될 때 내리는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 사고로는 결과에 도달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습니다. 주장을 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 근거로 또 다른 주장을 가져와야 할 때가 바로 그렇습니다.
작성자님이 생각하시는 신의 문제가 바로 그런 일들입니다. 기독교에서 신이 존재한다는 최종 근거는 결국 누군가 써 놓은 성경이라는 책에 기반합니다. 결국 성경이 옳은 주장인가에 대한 근거는 지금에 와서는 증명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요. 아무리 철저한 논리로 무장을 해도 현실적 근거가 없다면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신앙이나 종교는 과학이나 학문과 같은 이성이 아닌 믿음의 영역으로 분리합니다. 근거가 미약하지만 자신의 믿음으로 신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부정하는 겁니다.
저는 지식과 믿음이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사실 보다는 "자신이 흡족할 만한 답을 얻을 때 까지 질문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에 비친 주장이지요. 의학이 아무리 많은 정보를 주더라도 민간요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민간요법의 정보가 자신의 마음에 더 흡족하기 때문이지요.
논리를 기반으로 사고하는 습관은 좋다고 봅니다. 자신의 생각을 긴 시간동안 논리적으로 고민하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관점들과의 만남을 좀 더 수월하게 해주니까요. 하지만 신의 문제 같은 어려운 질문에 너무 빨리 답을 내려는 마음은 조금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수 천년 동안 수많은 현자들을 이어 오던 질문을 작성자님이 이어받은 거라 생각하고 더 좋은 질문으로 후대에 물려준다고 생각하세요. 성급함은 오답을 내놓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