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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4 17: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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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정말 암은 우리집 이야기가 되기 전엔 와 닿지 않는 이야기잖아요. 남편도 공감은 하지만 내 마음 100% 이해는 못할 거예요.
저희 아빠가 처음 암 판정 받았을때 전 임신중이어서. 왜 이 타이밍인걸까를 수백번도 더 후회하고 슬퍼했는데요. 그때. 먼저 경험을 했던 주변 분들이 아빠가 암인 걸 알게 된 건 축복이라고 하는 거예요. 이게 가족들에게 귀한 시간이 될거라구요. 세상 무슨 그런 패륜적인 말이 있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말 뜻을 알겠더라구요.
아빠 아프신 뒤로 철이 많이 들었고. 또 남겨질 엄마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되고. 걱정 뿐만이 아니라 계획도, 실천으로도 많이 이어졌어요.
본문에서처럼 여행까진 못갔지만.
일단 가족사진을 새로 찍었고, 아빠 몰래 사장님께 부탁드려서 영정사진도 따로 찍었어요. 가장 아빠답게 나온. 점 하나까지도 섬세하게.
그리고 아빠한테 생애 첫 편지도 써드리고.
엄마도 혼자 지내시기 편한 곳으로 이사를 하고
무엇보다 정말 많은 대화들을 나누면서 잊고 있던 어릴때 기억들도 많이 떠올랐구요.
사진과 동영상을 정말 많이 찍었어요.
틈만나면 영상을 찍었어요.
어머니 사진과 영상 많이많이 찍어두세요.
남편덕후/ㅅ/님도 또 어머니도 아버지도 너무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시겠어요. 앞으로도 넘 아픈시간이겠지만... 힘내세요. 엄마랑 추억, 대화. 많이 기록하고 남겨두셨다가. 나중에 네 외할머니는 이렇게 멋진 분이셨어. 라고 꼭 이야기해주세요. 훗날 남편덕후님도 엄마처럼 좋은 엄마가 되어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