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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5 14: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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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님 제 부모님이 글쓴님 같았어요.
어릴적 어느날, 여동생도 이모한테 맡기고 저만 델고 할머니댁에 가셨던 어머니가 할머니와 시누이(저에겐 고모)들에게 험한 소리를 들었는지, 다들 비난하는 분위기에 울 어머니만 앉아서 눈물만 흘리고 계신 장면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30여년 전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일이라서 그땐 몰랐지만, 나중에 우리집 분위기가 지금 글쓴님 쓴 분위기와 비슷하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제 고모들은 얼마후에 결혼할 때, 결혼식 신부입장시 할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안계셔서 저희 아버지가 같이 입장하길 바랬는데 아버지께서 거절하시자 전화로 어머니께 온갖 폭언에 쌍욕도 하더라구요. 착한 아들 착한 오빠였던 아버지를 저희 어머니가 나쁘게 만들었다는 거죠.
어느샌가 친가쪽의 왕래는 1년 또는 2년에 1회정도 명절때 하루 들르는 정도가 전부였고, 5년쯤 전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로는 전화 한통 왕래가 없습니다. 할머니 장례식때도 저희 어머니와는 대화 한마디 안하는 친가친척들이었습니다. 본래 큰아버지가 계시지만 연락두절이라, 둘째인 저희 아버지가 맏상주가 되었고, 저도 옆에 있느라 정신이 몰랐지만, 장례가 모두 끝나고 그 일을 알고는 또 한번 크게 감정이 상해서 저 또한 두번다시 보고 싶은 마음도 없네요. 한 가정을 이루게 된 아들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시댁과 며느리의 마찰은 끊을 수도, 바뀔 수도 없습니다.
지금 글쓴님이 시댁 가셔봐야 좋은소리 못듣고, 상처만 받고 돌아오실 거라고 장담합니다. 거기다 아이들이 갓난아이가 아닌이상 분위기가 이상하다는거 다 알고 나름대로 거기에 상처 받게 됩니다. 30대 중반인 지금도 친가 생각하면 그때 남편도 없고, 어린아들은 철 모르고 나가 있으란다고 밖에있고, 그래도 어린아들이라도 위안이 될까 같이 시댁에 델고 가서 당하기만 하셨던 어머니가 먼저생각나서 마음이 매우 좋지 않아요...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글쓴님이 중간에서 지금처럼 하시는건 죽도 안되고 밥도 안됩니다. 죽이 되려면 남편을 설득하시고, 밥이 되려면
남편에 맞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