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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8 20: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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욤비 씨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세 번째로 넓은 땅을 자랑하는 콩고 민주 공화국 내 작은 부족 국가인 키토나 왕국의 왕자다. 하지만 수백만 명의 희생자를 낸 콩고 내전을 피해 생사의 고비를 넘어 2002년 낯선 한국 땅에 정착했다.
벨기에 유학파 의사였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어린 시절부터 키토나를 떠나 공부를 했던 욤비 씨는 킨샤샤 국립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콩고 정부 기관에서 일하던 콩고의 엘리트였다.
그러나 무려 500만 명이 희생된 콩고 내전이 발발하자 욤비 씨는 정치적 이유로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되고 2002년 극적으로 콩고를 탈출해 중국을 거쳐 한국 땅에 들어온다.
콩고의 왕자였지만 한국에선 그저 '깜둥이'에 불과했던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제지 공장, 사료 공장을 전전해야 했고 인종차별적 발언과 모욕을 견뎌야 했다.
그럼에도 난민 인정을 받는 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웠다. 끊임없이 싸운 끝에 2008년 드디어 난민 인정을 받게 된 욤비 씨는 콩고에 두고온 가족을 데리고 온다. 그의 가족은 욤비 씨와 떨어져 지낸 6년간 아무도 살지 않는 정글에 숨어 살며 비참한 생활을 이어가야 했었다.
아이들은 말이 안 통해 유치원부터 다시 다녀야 했지만 4년이 흐르면서 이제는 '한국인'이 다 됐다.
욤비 씨에게는 요즘 꿈이 생겼다. 아이들이 한국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먼 훗날 돌아갈 콩고에서 나라의 기둥이 되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