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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3 1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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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같은B님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글들을 보니 여러 번 도움도 요청하시고, 또 어려움을 호소하셨는데 제가 크게 도움이 될만한 답변을 달지 못한 것 같네요. 장난스러운 글들도 많고 해서 그러려니 했었는데, 상담가 타이틀을 달고서 조금 신중하지 못한 면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동안 글을 다시 살펴봤을 때, 무력감과 불안감이 절절히 느껴졌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크게 도움을 받으시지 못한 것 같고, 무언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절망감도 느껴졌습니다. 오랫동안 괴로움에 몸을 떨면서 심게에 와서 여러모로 하소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얼마나 답답했을지... 전 솔직히 상상조차 가지 않습니다. 무서움까지 느껴지네요.
하지만 반대로 정말 그동안 잘해오셨다는 생각도 듭니다. 군대까지 다녀오시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든 국방의 의무를 다하셨다는 것은 엄청나게 대단한 일입니다. 사람들을 마치 당연한 듯 여기지만, 당장 제 주변에도 군대조차 안가고 소위말하는 히키코모리 친척이 있죠. 저도 군대를 다녀왔습니다만은,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이 군대에 적응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그 불합리와 폭력성은 인간의 것이라고 보기는 힘든 부분이라.
또 나이가 비교적 젋으신 것은 아직 많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5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아직 만 나이를 모르겠지만, 따라서는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특히나 심리게시판에 오셔서 여러 가지 자신의 문제를 호소하고, 또 그것을 충분히 설명하실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노력파이시고 또 통찰력을 가진 분이라는 것을 의미하죠.
먼저 온라인상에서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점은 한계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호소 문제가 있으셔서, 그것들을 다 해결해 드릴수는 없습니다만은, 그래도 여러 가지 사회자원들을 활용 하실수 있는 방법을 좀 소개해드리고 싶습니다.
총 세가지 내용을 숙지를 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만24세가 안되셨다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청소년으로 인정받고 청소년 관련 지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주거나 식사의 문제라면 장단기 쉼터나 임시보호소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고, 추가적으로 다양한 심리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심리서비스는 상담, 교육, 치료등은 모두 포함하며 비용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혹시 여기서 포함이 되신다면 1388(국번없이 전국공통)으로 전화하셔서 “도움을 받고싶습니다”라고 요청하시고 가까운 청소년상담센터 위치를 요청하시면 되겠습니다. 지역이 부산이시라면 충분히 많은 센터들이 갖춰져 있을 겁니다. 청소년관련 유관기관의 폭은 넓고 자원이 많으므로 다양한 지원을 받으실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회복지관의 이용입니다. 제가 이쪽분야가 아니라서 자세히 설명드리기 어려운데, 실제로 복지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주는 분들은 사회복지사 분들이십니다.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충분히 설정되어있고, 주거, 식사문제부터 교육까지 정말 큰 방면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회복지관을 찾으셔서(네이버에 부산 사회복지관이라고 치시면 쭉 리스트가 나오더군요) 도움을 요청하시면 되겠습니다. 부산 전역에 걸쳐서 설치되어 있으니 나이에 상관없이 제공해준는 서비스들이 있을겁니다.
세 번째는 노동부의 고용기관센터에서 구직활동관련하여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로 검색하시면 각 지역의 구직에 관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work.go.kr/seekMain.do 워크넷은 대표적인 고용노동부의 종합서비스 홈페이지 이며, 무엇보다 안내가 잘 되어있습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으며, 차후 질 높은 일자리를 위한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우시다면 국비로 무료로 수강이 가능한 내일배움카드 제도등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합니다.
마지막으로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b같은b님의 경우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단지 제자리를 못 찾아서 어려움을 겪는 것이고, 또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노력 이상의 것은 국가와 지역사회등 공동체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 뿐이죠. 그것이 개인의 온전한 책임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사실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분들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원과 관련된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정보의 편차야 말로 참 안타까운 지점인데, 이 부분에 관련해서 조금 더 우리 사회가 노력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부분일지라도 아직 부족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아직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지금 정말 힘들과 좌절스러워도, 주변에 많은 자원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어떤식으로든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겁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말씀드린 내용 외에 도움이 필요하시면 심게에 또 방문해서 여러 가지 말씀을 나눠주시면 좋겠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b같은b님의 글을 읽고 도움을 드리고 싶으나, 어쩔줄 몰라서 도움을 못 드리고 있고 또 같이 안타까워 한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