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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1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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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요미요정
저 역시 대학병원에 근무하지만, 상당 부분 공적 의료에 몸 담고 있는 입장에서, 국민의 불편감 및 생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이라는 방식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정부가 이렇게 일을 추진할 때 까지 태클을 걸지 않았나 하는 의협에 대한 의구심도 있어요.
하지만, 이에 대한 답변은 어디까지나 제 사적인 견해이기에 말을 아끼고 싶습니다.
먼저 정부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저희 전문가들과 소통을 했어야 하는데
코로나로 얻은 민심을 부동산에서 깎아먹어버리니 집권 말기에 판도라의 상자를 개봉한 느낌이 있습니다.
- paragon
결국 payment 의 문제입니다. pay 가 작으면 그만큼 실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의사들이 가서 일을 할테고, 지원 빵빵 pay 빵빵하게 해주면 실력 있는 의사들이 수도권의 문화적 advantage 를 기꺼이 버리고서라도 와서 일을 할테죠.
공공의대에서 배출해 낸 의대생을 지방 국립 의료원에 투입하여 10년 간 의무근무를 한다고 했을 때에는 pay 역시 기존 공무원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테고, 여기서 발생하는 - 의사들에게 요구하는 - 사명감 및 직업의식은 순전히 개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가 결국 망한 것, 쿠바의 사회주의적 의료체계가 발전이 없는 것은 여기서 기인을 하지 않았을까요.
의료는 공공재인 동시에 자본주의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기에, 순전히 국가 주도적으로 처리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를 것이고, 결국 의료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10년 후에도 돌팔이는 여전할 것입니다.
- 가화만사성
불쌍합니다. 너무나 불쌍합니다.
의대를 다닐 시절에도 아무리 빛나는 기량과 우수한 두뇌가 있어도 결국 나라를 위해 20년 (의대 6년, 군의관 3년, 지방복무 10년) 을
희생해야 하며 다양한 케이스를 접해보지도 못하는, 그저 그런 의사선생님이 될 것이겠죠.
정부에서는 향후 10년에 걸쳐서 의대 정원을 늘려서 뽑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 아예 새로운 의대를 설립한다는 말은 없습니다.
이는, 기존의 의대 수업은 다른 학생들과 같이 듣고 강제로 지방에 내려가 근무를 해야 하는 것인데
주홍글씨가 새겨지게 되겠네요. 저 친구는 공공의대 특별전형을 뽑힌 친구다.
굳이 공공의대를 하지 않아도, 아슬아슬하게나마 유지되고 있는 지방 - 서울의 보이지 않는 의료의 균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공공의대와 같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 것이 아니라, 지방 인프라 확충 및 수도 기능 이전 등의 다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파업하는 이기적인 의사집단" 이라는 논리는 절대적으로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러기 전에 충분한 대화가 있었어야 하는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