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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3 15: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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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정치라는 게 원래 다양성과 복잡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죠. 사회가 발달하고 가치관이 다양해짐에 따라 개인의 성향과 추구점이 여러가지로 나뉘고, 여러 가지 이슈에서 각자 다른 호오를 가지게 되니까요. 문제는 정치꾼들은 그런 거 안 좋아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최대한 단순화를 시키고 대립각을 세우는 거에요. 다양성을 죽이고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면 자신이 추구하려는 목표에 몰아붙이기 쉬워지니까요.
진보니 보수니 하는 '개념' 자체에 대해 전 엄청 경계를 하는 입장인데, 이런 단순한 단어로 정의될 수 있는 건 다원주의적 성향을 지닌 민주주의랑은 안맞거든요. 저 개념은 개인의 다양성을 씹어버리고 '각자가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를 완전 무시해버려요. 특정 후보를 지지할 때 자신이 지향하는 바가 있지만, 거대한 개념을 들먹이는 이들은 그 개인의 지향점을 씹어버리고 자기네들 좋을대로 정의해버리고 주장해버리죠. 물론 싸울 땐 덩치가 큰 게 좋지만, 다수의 생각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무기로 써먹으려는 모습 때문에 보기 안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