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왜냐면 사자랑 악어가 마주치는 때는 언제나 사자가 물먹으러 갈 때나, 아니면 물 먹으러 온 걸 사자가 한건 해드시려고 올 때 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물가는 악어 영역이죠. 그리고 육식동물의 건기 때 주 사냥터는 저런 물가입니다. 애석하게도 건기엔 물이 말라붙어서 물에서 악어 만날 확률이 확---하고 뛰죠. 고양이가 아쉬운 처지인데 악어가 뭐 빚진거라도 있어서 물 밖으로 나가서 '야 사자야, 여기 핸드백이 있다? 나 잡으련?'이라고 하겠습니까. 물먹으러 갔다 악어한테 물리는 일도 있는게 사자인데...
1//호랑이도 악어를 조질 수 있는 친구긴 합니다. 쟤규어나 호랑이나 공통점이 있다면 수영을 갱장히 잘 하고 물을 별로 껄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렇게 물 밖에 나와있는 상황+호랑이가 배가 고프거나 시비를 털고싶거나 언짢다+덩치가 해볼만하다 싶으면 저렇게 달려들 수도 있습니다.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악어보다 호랑이 체급이 더 큽니다. 호랑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덩치가 큰 고양이거든요. 아무튼 간에, 종 간의 절대적인 우위를 따지기에 앞서서 종에도 세부적으로 체급이 있고, 서식지라는 게 있다는 걸 염두에 두세요. 사는데가 겹치면 쌈박질은 나기 마련이고, 쌈박질이 되는 조건이라면 일단 등빨 큰 쌔1끼가 이깁니다. 물론 성체 아프리카 나일악어한테는 사자는 깝치면 안됩니다. 체급이 안됨....못이김...
아, 그리고 너무 뭐 즐겁니 뭐니 하는 죄책감 느끼지 마세요. 아프리카에서 야생다큐 찍을때 입 터는 동물학자 아저씨들도 막 잡아먹고 먹히는 상황에서 '우와우, 댓츠 인터레스팅!', '호우, 잇츠, 잇츠... 붸리 임프레씨브!'같은 뭔가 즐거워 죽겠다는 표현 겁나 쓰더라구요. 수십 수백일을 들판에서 그런 거 구경 한 번 해보겠다고 죽치고 앉아있으니 그 말 안나오겠냐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