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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18 04: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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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이라는 게 그런 겁니다. 생애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은 인연이 닿아 있는가를 확인하는 장소죠. 혈육,친구,이웃,동료 등등의 우리가 살아오면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모든 이어짐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게 되는 자리에요. 좋든 싫든 간에 말이죠. 헌데 그 자리가 조용하다는 건 사람에게 있어서 굉장히 슬픈 겁니다.
이 사람이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걸 확인하는 자리에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 태어나지 않았기에 스스로 이어짐을 만들 수 없으며 피가 이어진 자들은 태어날 수 있음을 부정당한 이들. 혹은 태어났어야 하지만 불행이 찾아온 이들....
탄생은 박탈당하고 죽움만이 찾아온 자리는 그만큼 인간 내면의 두려움을 자극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