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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7 11: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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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몇 년 전에 철도에 대해 파고들었던 기억을 더듬어서 이 현상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차를 배정하는 우선순위는 '열차가 가장 혹사받는 곳'을 기준으로 합니다. 노선 길이와 배차로 총 운행 거리를 보고 장거리를 존나 빡세게 굴리는 구간일수록 신차를 배정합니다. 왜냐? 장거리에 함부로 노후차량 배차시켰다가 퍼지면 감당이 안되거든요. 노답임.
열차는 버스같이 배차 유동성이 널널한게 아니라 차량 한 대가 퍼지거나 사고가 터져서 굴리지 못하면 '전체 열차 시각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배차에 여유를 둘 수가 업쓰요. 왜냐구요? 기차가 존나 비싸거든요. 그래서 내구연한을 뿔려서 계속 울궈먹는겁니다. 신차가 존나 비쌈. 개더럽게 비쌈. 그래서 최대한 오랫동안 굴려먹는게 정설이죠.
그럼 여기서 돌아가서, 왜 호남선에 '노후열차가 집중되어보이느냐?' 그게 아닙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둬야 할 건 저기서 언급하는 '내구연한'이 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일단 객차건 기관차건 간에 일단 쌔걸 뽑으면 그걸 몇 년 동안 쓰시겠다 정합니다. 그게 내구연한이죠. 그럼 내구연한이 끝나면 버리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검수를 거쳐서 '아, 이건 써먹을 수 있어!'라고 하면서 내구연한을 연장시킵니다. 열차는 '이게 새삥이냐'를 고려하기보단 '야 이거 얼마나 더 오랫동안 써먹느냐'를 기준으로 봅니다. 보통 관리를 그렇게 합니다. 이게 뽑은지 몇 년 되었다~ 를 보는 게 아니라 '야 이거 몇년까진 써먹겠다~'를 보는거죠. 저 기사 링크 들어가면 내구연한은 25년이라 써먹었는데 91년산 객차 굴러가는게 왜 그렇냐면, 한 번 검수를 거쳐서 '야 이거 아직 써먹겠네'라고 판단되어서 내구연한 연장된 객차라는 소립니다. 흔해요.
자, 객차가 내구연한이 어떻게 되고 노인학대가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알았으니 노선 배차를 알아봅시다. 경부선에 대해서 알아봐야죠. 사실상 코레일을 먹여살리는 거의 유일한 노선이 경부선입니다. 배차도 가장 많고, 승객도 가장 많죠. 그래서 순이익이 나는게 경부선입니다. 그만큼 이용자가 많고, 차량 굴리는 일도 가장 많죠. 그리고 '제일 길어요'.
열차가 배정되는 건 '운행 노선 길이*운행 횟수=운행 거리'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루에 '총 몇 키로메다'를 뛰느냐를 기준으로, 가장 팔팔한 걸 길고 빡센 노선에 몰아주고, 골골한 건 널널한 노선에 넣어주죠. 참고로 경부선은 운행 거리가 가장 빡센 노선입니다. 이런데다 골골한 차량 잡아넣으면 퍼지죠. 그래서 있는 것중에 상태가 가장 좋은 놈 골라다가 넣어줍니다. 지역 차별이 아니라, 안그러면 퍼져요. 퍼지면 그거 복구한다고 연착나고 주르륵 헬게이트가 ☆활짝☆
그래서 상태가 좋은 놈 위주로 넣다보니 신차 비율이 높은 겁니다. 저 기레기양반도 지하철 타고 댕길텐데 길고 험한 노선에 왜 신차가 집중배차되는지에 대해선 한 번 왜 그럴까 고민도 안해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