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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9 20: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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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이맘때였지....그일은.....
당시 한글도 제대로 다 깨우치지못한 날 엄마는 날 억지로 피아노학원에 데려갔어.
난 그런 엄마가 너무나도 싫었어.그래서 하는척만하고 항상 놀다왔지.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결국 피아노원장선생님에게 들키고야 말았어.
그걸 본 원장선생님께선 집에 계신 엄마에게 전화를 거셨어.피아노 연습은 안하고 놀고있다고....
무척 화가나신 엄마는 그길로 바로 학원으로 달려오시다가 그만.....
음주운전하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교통사고가 난거야..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난 아빠와 함께 급히 응급실에 갔어.
온몸에 붕대를 한 엄마가 숨을 헐떡이셨어...아무데나 헝크러진 머리칼, 창백한 얼굴과 핏기없는 입술........
엄마는 날보자 힙겹게 웃으셨어 "피아노 연습한다고 고생했어 우리딸"
죄송해요 죄송해요 .... 죄송하다는 말을 수십수백번이나 말했어.....죄송해요 죄송해요..사실 연습 안하고 놀았어요...
괜찮아 우리딸.....그동안...피아노 연습하기 힘들었지?? 이제부터는 네 편한대로 해......네 뜻대로 살어....
어...엄마? 엄마? 엄마왜그래 왜 눈을 감어? 엄마? 엄마!!!!!!!!!
그 말을 끝으로 엄마는 그렇게 돌아가셨어.엄마를 부여잡고 몇번이나 흔들어봤지만 감겨진눈은 다시 뜨지 않으셨어....
뒤늦게 급히온 외할아버지께서 말씀하셔서 알았어.왜 엄마가 그토록 나에게 억지로 피아노연습을 시켰는지를......
네 엄마는 피아니스트가 꿈이였어..네 나이때 이미 피아노 연주를 잘해 온 동네 사람들에게 피아노신동으로 유명했었지....네 엄마는 피아노 치는걸 제일 좋아했어.재능도 있고 하루종일 연주하는것도 마다하지않았었지......그런데.... 내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바람에 망해버렸어.집안이 급격히 기울고 빚이 재산보다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네 어미를 데리고 빚쟁이를 피해 도망을 칠수밖에 없었단다...조그마한 두팔과 두발로 피아노를 껴안으며 절대로 안 가겠다는 네 엄마를 눈물을 흘리며 억지로 떼어내면서 말이야.....아무런 연고도 없는곳에서 집도 돈도 없던터라 네 엄마는 어린시절부터 결혼할때까지도 찣어지게 가난했었어.....다......내 탓이었지. 내탓이야.....어쩌면...어쩌면 이리 허무하게 가다니........정말 나중에 하늘에 가서라도 네 어미를 볼 면목이 없어.....
그렇게 외할아버지는 한쪽 옷소매를 눈물로 적셨어.
.........그리고 2년
2년이 지났어.어머니깨서 돌아가신후 집이 넉넉치 못해 축소형 장난감피아노밖에 살수 없었지만 매일매일 연습했어.
그리고 여기......
엄마가 돌아가신 그 도로...
난 피아노를 놓고 연주하기 시작했어.혼신의 힘을 다해...하늘에 닿도록....
엄마 생각에 눈물이 나왔어. 그리고 하늘의 별이 된 엄마를 바라보며 울었어.
엄마!! 엄마!! 엄마 이젠 이렇게 연주를 잘 할수 있게 됐어요..이젠 악보를 안보고도 연주할수 있다구요.
이건 지금을 위해 2년간 연습한 곡이에요.엄마 하늘에서 듣고 계시죠??그쵸?? 엄마!!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