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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7 1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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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 없기에 답도 알 수 없죠. 실은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을지도요.
우울한데 이유를 찾을 의욕이 어디있겠습니까. 그저 괴롭고. 또 괴롭고. 나는 왜 사나 싶고.
심리학 서적, 뇌과학 서적, 교양 서적, 자기계발 서적에서 다양하게 우울증으로 벗어나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이미 우울해진 상태에선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귀에도 안 들어오더라구요.
우울함을 벗어나는 방법들이 우울할 때는 정작 소용이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
이 같은 상황에 빠진 저는 그냥 우울하게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대신 우주를 다룬 영화나 유투브, 다큐 등 영상을 좀 봤어요.
광대함 속에서 나의 감정이 작아지더라구요. 계속 바닥으로 가다가 조금 지나니 좀 우울하면 어때 하는 생각이 들고 그 순간 조금 의욕이 나면서 일어나서 계속 걸었어요.
걷고 또 걸으니 결국에는 집으로 오더라구요. 우울함도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가구요.
우울하면 좀 어때요. 괜찮습니다. 밥 한 두끼 안 먹으면 어때요. 괜찮습니다. 집안 좀 정리 안 하면 어때요. 괜찮습니다.
어차피 우울함은 또 옵니다. 와서 감정 조절도 안 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내가 아무 쓸모도 없는 것처럼 만듭니다.
해가 뜨면 지듯이. 우울함도 왔다가 갑니다. 잘 맞이하시고 잘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