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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5 14: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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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며 참 안타까워요. 아내분도 참 안타깝네요.
저 역시 아이 낳기 전엔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이 낳으니 제 생각과 너무 다르고, 제가 신경쓰다고 책도 읽고 많이 노력했는데 어디서부턴가 삐딱선타며 잘못 된 육아를 고집하고 있었더라구요. 그 사실을 안 후엔 오히려 저에 대한 불신과 여지껏 해온 노력들이 헛됐다는 여러가지 생각들로 눈물만 나고 우울하다가 나중엔 아이에게 화를 내게까지 되었어요. 아이 잘못이 아닌걸 알면서도요. 그래서 전 남편 몰래 병원가서 상담받았는데 약물 치료도 별로 소용없고, 좀 나아진 계기는 어느날 자포자기로 집 청소 1도 안하고, 해봤자 의미없다는 생각에 아이에게 신경 쓰지도 않고 (밥만 챙겨줬어요. 말시키면 "엄마가 아파서 좀 누워있는거야" 대답정도 해주구요) 혼자 그냥 누워있다가 신랑이 저녁때 와서 아이봐주고 잠든 후 밤새 혼자 티비 예능보며 정신놓고 웃고나니 정신이 좀 개운해지면서 머릿속에 답답한 것들이 조금 걷혀있더라구요. 마음을 좀 내려놓게 됐어요.
제 문제는 제가 아이를 너무 끼고 살아서 아이가 약간 자폐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그런 상담을 받았어서 충격을 받은 상태였거든요.
근데, 하룻밤 날새며 정신이 릴렉스 되니 아이에 대해 너무 기대하고 챙겨주려는 마음을 내려놓게 되고 편해지더라구요. 지금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신랑이 집안일 많이 안도와주다가 요즘 제가 이런 상태인거 알고 많이 도와주고 있어서 저도 정상이 되가는 느낌이예요.
제 경험은 배변에 대한건 아니었지만 아내분이 좀 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수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상처 받겠지만, 그래도 잘못된 부분을 알고 고쳐나가야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