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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2017-08-25 18:20:10 2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근데 아직도 보는 사람 있나요? 날짜 좀 지났는데...)
2221 2017-08-25 18:19:50 2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나는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젊은 여자가 받았다. 상냥하지만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드는 목소리다.
내 주소를 불러주자 금방 사람을 보낸다고 한다. 금액을 물으니 와서 대답해주겠다고 한다.
1시간쯤 지나자 누군가 도착했다.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여자였다.
아름다운 가슴의 굴곡. 탄탄한 허벅지. 몸에 붙는 원피스. 향수 냄새가 은은했다. 풍만하게 컬을 낸 머리카락.
그러면서도 매력적인 얼굴. 아이 같은 귀여움이 담겨 있는 얼굴이었다. 키는 아담했다. 난 그런 게 좋다.
"저 사람인가 보네요?"
그녀가 마틸다를 가리켰다. 사람이라. 그렇지. 그녀는 사람이니까.
"네."
마틸다가 그녀를 봤다. 똥그란 눈으로. 뭔가를 경계하는 눈이었다. 그녀가 마틸다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름이 뭐야?"
"마틸다."
"으흥. 벌써 이름도 있구나. 주인이 널 정말 사랑하나 봐."
"물론이지. 나 말고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마틸다는 그렇게 말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뭔가 서늘한 눈빛이다.
"부러운걸? 나는 글로리아라고 해. 지금부터 너의 리미트를 해제해줄 거야."
"해봐."
마틸다는 지지 않으려는 눈빛으로 글로리아를 올려다 봤다. 글로리아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마틸다를 내려다봤다.
"이제 너의 머리에 장치를 꽂을 거야."
글로리아는 마틸다의 머리칼을 손끝으로 쓸어넘기며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마틸다가 찌릿하며 눈을 살짝 감았다.
저런 표정은 처음 보는데. 뭐지?
"귀여운 아이네."
마틸다는 묘한 성적 흥분을 느끼는 표정이었다.
"리미트가 어디까지 열리는지는 예상할 수 없어. 평균적으로 1.5배 수준의 지능을 갖게 되지. 그 정도면 인간보다도 월등한 수준이야.
하지만 그 이상으로 리미트가 해제되기도 해. 5배까지도 된다더라. 거의 없는 경우이긴 하지만."
글로리아가 마틸다의 입력 단자를 열었다.
"잠깐 의식을 잃게될 거야. 좋은 꿈 꿔."
마틸다의 머리에 장치를 꽂자 그녀는 이내 정신을 잃었다. 그런 마틸다에게 글로리아는 혼잣말처럼 얘기를 했다.
"참고로 나는 2.7이란다."
그러고는 글로리아가 나를 쳐다봤다.
"그럼 이제부터 보상을 받아볼까요?"
그녀가 새빨간 혀를 낼름거리며 원피스의 끈을 풀고 있었다.
2220 2017-08-25 17:46:21 1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마틸다가 아이처럼 순수하게 웃으며 말했다. 병태의 거시기를 잘라버렸다고.
나는 약간 무서웠다. 그러나 병태가 그녀를 겁탈하려고 했을 테니까. 당연히 그건 정당방위로도 볼 수 있지.
하지만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병태를 죽여버린 거라면? 그건 굉장히 이상하다. 비정상적인 거야 그건.
"마틸다. 그 때 무서웠지? 무서워서 그랬던 거지?"
그렇다고 대답해 줘. 마틸다는 가만히 내 표정을 관찰했다. 5초 동안 그녀는 내 표정만 봤다. 5초가 지나자 그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그래. 이걸로 된 거야. 나는 그녀를 보호해야 해. 세상에서 제일 착한 그녀를. 목표를 확실히 하자.
나는 그녀를 보호해야 하는 거야.
"오빠. 고민해?"
"응."
"어려워?"
"조금."
"나, 저거."
마틸다가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녀의 손가락이 향하는 곳에는 명함이 있었다. 기사가 주고간 명함. 리미트 제한 해제.
"나 저거 해줘. 내가 도와줄게."
제한 해제? 마틸다는 더 나은 지능을 갖길 원하는 건가. 아니면 그냥 나를 도와주려는 순수한 마음일까. 무슨 생각이지.
혹시 지능을 갖고서는 혼자 떠나버리려는 게 아닐까. 지민이처럼 말이야. 그것도 아니라면.........
그 때 마틸다의 섬세한 손이 내 티셔츠 안쪽으로 들어왔다. 요염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녀를 사랑한다는 생각 외에는. 내 안의 모든 걸 소진시키고 나자 마틸다가 내 가슴에 기대어 누웠다.
나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2219 2017-08-25 17:35:49 0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뭐라고 하지. 일단 거짓말을 해야겠지? 난 내 방에 걸린 옷가지들을 보았다.
"아. 그냥 옷을 몇 벌 보내더라구요."
"옷이라구요? 택배 품목에는 가전제품이라고 적혔던데요. 무게도 50kg으로 표기돼 있고."
"아... 그랬나요?"
"확실히 옷이었습니까? 옷이 50kg이나 들어가 있었어요? 그럼 100벌도 더될 텐데요."
아... 뭐라고 말해야 하지? 뭐라고. 뭐라고.

"옷 맞아요."

마틸다가 생긋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나태곤이 그녀를 돌아봤다.
"나참. 그런 쓰레기 같은 옷을 보낼 게 뭐람. 결국 다 버렸잖아요."
"버렸다구요?"
"호호."
뭔가 이상한 대화였다. 아니 애초에 친구한테 옷을 100벌이나 보낸다는 것도 굉장히 이상하잖아. 이상해... 지금 대화는 이상해.
얼른 대화를 마무리 지어야겠다. 택배 기록도 알고 있다면 병태와 통화한 기록도 알고 있겠지.
"택배 보내기 며칠 전에 제가 먼저 전화를 걸었거든요. 그러니까 대뜸 옷을 주겠다지 뭐예요."
"그렇게 말을 했나요?"
"네. 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물어봤죠. 그러니까 그냥 받으라는 거예요."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자신의 삶을 정리할 계획이 아니었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흐음... 잘 알았습니다."
나태곤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나와 마틸다를 번갈아 가며 봤다.
"옷은 언제 버리셨죠?"
"어...음... 그 날에 버렸던가 며칠 지나서 버렸던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래요?"
"네."
"손병태 씨의 죽음을 안 날에 택배가 도착하지 않았나요?"
"아...네."
"그럼 그 날에는 옷을 안 버렸겠죠. 그렇지 않나요?"
"그런가요... 아하하. 그런 것 같네요."
그가 약간 황당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대답을 전부 모호하게 하시네요."
"기...기억이 잘 안 나서요."
"... 하하! 알겠습니다. 아마 다음에 또 질문하러 올 것 같네요. 일단 오늘은 가보겠습니다."
그는 집 밖으로 나갔다. 문을 닫고 나서 나는 현관문에 뚫린 방범 창을 통해 그들이 뭘 하나 엿보았다.
나태곤은 복도의 천장을 몇 번 살펴보더니 금방 복도를 떠났다. CCTV를 찾는 건가. 내가 옷을 버리는 장면을 찾는 걸까.
복도에는 CCTV가 없다. 하지만 아파트인 이곳의 입구에는 CCTV가 있어. 헌옷 수거함에다가 옷을 버렸다고 해야겠어.
근데 CCTV가 헌옷 수거함까지 비추고 있었던가? 아마 그렇겠지? 그렇다면 옷을 버리는 장면이 안 나와 있을 텐데.
아마 저들이 지금 CCTV 영상을 확보해 가겠지. 그러고는 내가 옷을 버렸는지 안 버렸는지 며칠이고 계속 찾아보겠지.
결국 거짓말이 탄로가 날 거야. 뭐라고 변명을 해야 하지? 날 분명하게 의심할 거야. 어쩌지. 그 때 마틸다가 말했다.

"오빠. 나 어떡해?"

"응?"
"나 무서워. 저 형사가 잡아가는 거 아냐?"
"괜찮아. 아무 일 없을 거야."
"무서워. 오빠랑 떨어지는 게 무서워."
그래서 무서웠던 거구나.
"우리 둘 다 안 잡히거나 둘 다 잡혔으면 좋겠다. 그러면 같이 있잖아."
너는 그런 마음이구나.
"마틸다."
"응 오빠."
"너가 혹시 병태를 죽였니?"
그동안 묻지 않았던 것. 이제는 알아야 한다.
"아니."
아니었어? 그럼 다행이다. 병태는 그냥 자살한 거구나. 괜한 걱정을 한 거였어.
"그냥 음경만 잘라버렸어."
2218 2017-08-25 17:03:42 0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여보세요. 동부 경찰서 강력계 나태곤입니다. 이수현 씨 맞습니까?"
"아... 네. 무슨 일이시죠?"
"손병태 씨하고 친구 관계시죠?"
병태... 병태 때문에 전화를 걸었구나. 불길하다.
"네."
"손병태 씨가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건 잘 알고 계시죠?"
"글쎄요... 무슨 사고인지는 저도 잘..."
"다른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이수현 씨도 자초지종을 다 들었다고 하던데요?"
숨이 막혀온다.
"아... 아 맞다. 하하하. 얘기했었지. 흘러가는 얘기라 기억이 잘 안 났네요."
"되게 충격적인 얘기던데 기억이 안 나셨나 보네요?"
"아... 네."
"언제 한 번 집으로 방문 드려도 되겠습니까?"
"네? 저희집에는 왜요?"
"하하. 그냥 손병태 씨하고 친구였으니까 한 번 얘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아... 그러세요?"
"네. 그냥 간단한 질문만 몇 개 하고 금방 갈 겁니다. 저희도 바빠가지고요."
"음..."
"왜요? 뭐 안 되는 일이라도 있으세요? 현재 무직으로 알고 있는데."
"... 아하하. 시간 잡아서 한 번 방문해 주세요."
"아 네. 음 잠깐만요. 제가 5분 이따가 다시 전화 드릴게요."
"네..."

그러고는 전화가 끊겼다. 젠장. 형사가 뭘 알고 있는 거지? 마틸다가 병태한테 넘겨졌던 사실을 알려나?
혹시 마틸다를 의심하는 건가? 아니면 나를 살인 용의자로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아니야, 간단한 질문만 하고 금방 간대잖아.
그녀를 가져간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압수 수색이라든가 그런 명목으로 말이야. 마틸다를 어딘가에 숨겨둘까? 어쩌지?

"오빠. 표정이 안 좋아보여. 괜찮아?"

마틸다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다. 편안하다... 그 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쾅쾅!! 나는 깜짝 놀라서 일단은 가만히 있었다. 쾅쾅!! 쾅쾅쾅!! 문을 뭐 저렇게 세게 두드려?

"이수현 씨!!! 이수현 씨!!!"
"네! 네!!"

너무 크게 불러서 나도 모르게 대답해버렸다. 뭐야. 누구야? 나는 문을 열지 않고 물어보았다.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좀 전에 전화드린 나태곤 형사입니다. 마침 지나가는 길이어서요. 간단하게 질문만 하고 금방 가겠습니다."
형사다. 이렇게 불쑥 찾아오다니. 나를 의심하고 있었던 게 분명해. 그런 게 아닐까? 아니면 진짜 지나가던 길이었을까?
"이수현씨?! 문 잠깐만 열어보시죠. 질문만 하고 금방 가겠습니다. 저도 좀 바빠가지고요."
나는 도저히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무기력하게 문을 열어주었다. 건장한 체격의 형사 이태곤이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형사도 한 명 더 있었다. 이태곤이 그에게 말했다.
"아, 너는 집 밖에서 잠깐 기다리고 있어. 혼자 얘기하고 금방 나갈 테니까."
"네."
역시 별 일 아니었던 건가. 집 밖에서 잠깐 서있으라는 걸 보면... 이태곤이 방 안에 있는 마틸다를 보았다.
"어이쿠. 이거 여자친구분이 계셨구나. 히야~ 진짜 미인이시네요."
"그런 소리 자주 들어요."
마틸다가 생긋하게 웃으며 얘기했다.
"하하.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나태곤은 방 안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나도 따라서 앉았다.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네, 하세요."
"손병태 씨랑은 친구 사이셨죠?"
"네."
"많이 친했나요?"
"아뇨. 그냥 가끔 연락만 하는 정도였죠."
"아하. 혹시 손병태 씨가 죽기 며칠 전에 택배로 뭘 보냈던데 그 안에 뭐가 들었던 거죠?"
2217 2017-08-25 12:58:30 17
응급실에 무장경찰이 상주해야 하는 이유 [새창]
2017/08/25 10:19:26
이미지 보시면 이미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2216 2017-08-25 11:40:27 75
픽업아티스트들이 쓴 연애스킬과 실제 적용사례 [새창]
2017/08/24 21:04:08
여자 : 이게 먹히네...
2215 2017-08-25 07:52:19 7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2. 아니다. 모든 부분을 이렇게 자세히 쓴다. 단점은 완결까지 오래 걸림.

1,2 중에 투표 해주세요 ^0^
2214 2017-08-25 07:52:05 0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1. 이후 부분은 줄거리를 요약해서 금방 넘어가고 하이라이트만 이런 식으로 자세히 쓴다. 장점은 금방 완결이 남.
2213 2017-08-25 07:49:13 0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작가 : (이거 언제 끝나지?...)
2212 2017-08-25 07:45:13 0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나는 쿠폰 뒤쪽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여보세요?"
"사랑합니다 고객님. 어떤 일이시죠?"
"인형 전문 부서인가요?"
"네 고객님. 여기는 성인용 인형 부서입니다."
"제가 사용 설명서를 읽다가 쿠폰을 봤거든요. 업그레이드가 된다고 하던데 맞나요?"
"맞습니다 고객님. 일단 고객님 성함이랑 생년월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이수현이고 2001년3월1일요" (현재 나이 28살, 현재 년도 2028년)
"네 확인 감사합니다. 고객님께서는 50% 할인 대상자이십니다.
지금 신청하게 되시면 50% 할인 된 가격과 추가적으로 상품권 드리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거든요.
지금 바로 구매 도와드릴까요?"
"아... 얼마죠?"
"네 고객님. 50% 할인하셔서 총 28만 원이고요 다음달 인터넷 청구서에 포함되어 결제하시면 되는 부분이세요."
"음..."
이 정도면 구매할 수 있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싸잖아. 게다가 다음달에 결제하면 되니까 조금 나아.
"고객님. 그리고 6달에 걸쳐 나눠서 결제하셔도 되는 부분이세요.
사은품은 다있소 백화점 3만 원권 상품권이나 인형 수리 5만 원권 쿠폰 중에서 선택하실 수 있으세요."
"저기 근데요. 업그레이드를 하면 정말 사람처럼 되나요? 여기 적혀있잖아요. '섹스돌을 사람답게.' "
"네 고객님. 지능이 훨씬 발달해서 인간처럼 대화도 나누실 수 있고요, 균형 감각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시는 부분이기 때문에
스스로 걸어다닐 수도 있습니다. 또 운동신경이 발달하니까 만족도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아지십니다."
"인형의 기억은 안 사라지나요?"
"네 고객님. 데이터는 보존됩니다."
"6개월로 분할 납부 해주세요. 인형 등에 피부가 조금 떨어져 나갔는데 쿠폰으로 수리가 되나요?"
"네 가능하십니다 고객님."
"사은품은 인형 수리 5만 원권으로 주세요."
"네 고객님 접수되었습니다. 사은품은 다음 달 발급됩니다. 기사 방문은 언제가 좋으세요?"
"지금요."

...
...
...

띵동, 기사가 도착했다. 그가 무신경하게 방을 들어왔다.
"저 모델인가요?"
마틸다를 가리키며 그가 말했다.
"네."
"한 10분 정도 소요 됩니다."
"네."
그가 가방에서 어떤 부품을 꺼냈다. 그러고는 마틸다의 정수리를 촉감으로 더듬더니 연결 포트를 오픈했다.
부품들이 마틸다의 정수리에 연결됐다. 기사는 부품의 버튼을 누르더니 이내 할 일 없이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 거렸다.
"정수리에 포트가 있나 보네요?"
"아, 네. 공학적으로 설계됐죠. 다른 모든 부위는 고객님들께서 활용도가 높으셔서요. 파손될 수 있어서 정수리에 입력단자가 있죠."
"영화 같은 데서 보면 목 뒤나 뒤통수에 많던데..."
"하하 그렇죠. 근데 인형이 누워서 일하다 보니까 뒤통수가 부서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뒤통수는 안 되고.
목 뒤는 고객님들께서 많이 사용하셔가지고 좀 애매하죠..."
"근데 업그레이드 되면 진짜 사람같아 지나요?"
"아... 완전 사람같아 지지는 않고요. 그냥 시리 아세요 시리? 그것처럼 대화 비슷하게 나눌 수 있다고나 할까. 그 정도예요."
"뭐라고요? 그렇다면 사람처럼 되는 게 아니잖아요."
"음... 근데 다들 쓰다보면 만족하세요. 그리고 걸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테크닉이 추가되거든요? 그게 진짜 대박이에요."
"아니 잠깐만요. 저는 그런 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 얘가 사람처럼 됐으면 좋겠다구요."
"음... 하하하."
"이거 완전히 사기잖아?"
"사기라뇨 고객님. 하하..."
"어서 마틸다를 사람처럼 만들어 놔요. 어서 그렇게 하라고요!"
"컥...켁... 아, 멱살 잡지 마세요. 아 이거 놔!"
기사가 내 손을 뿌리쳤다.
"아이씨... 별 일을 다 겪네."
나는 씩씩거리며 그를 노려봤다. 그가 움찔했다.
"저... 저기 이거 본래 고객님들한테 알려주면 안 되는 건데..."
"뭔데요?"
"사실 섹스돌에는 리미트가 걸려 있거든요. 리미트를 해제하면 거의 인간 같은 지능을 가지게 될 겁니다. 이거 받으세요."
그가 명함을 건네줬다.
[인형 전문. 010-xxxx-xxxx]
그게 명함의 전부.
"거기로 전화 걸어 보세요. 불법이니까 감안 하시고요. 참고로 저는 고객님한테 아무 말도 안 한 겁니다."
기사는 업그레이드가 끝나자 황급히 떠나버렸다. 마틸다는 좀 지능이 생겼을까? 혹시 이미 대단하다면 불법은 안 해도 되려나.

"마틸다."
"네 수현 오빠"
"기분이 어때?"
"수현 오빠 얼굴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져요. 잘 생겨서요."
난 조금 놀랐다. 이렇게 문장으로 말할 수 있게 되다니. 기쁘다. 기뻐.
"난 그렇게 잘생기진 않았어."
"제 눈엔 그렇게 보이지 않아요. 수리해야 되나봐요."
"아냐, 마틸다는 고장나지 않았..."
난 그렇게 말하다가 조금 놀랐다. 마틸다는 내 대답까지 이미 예상한 대화를 던진 것이다. 높은 수준의 대화였다.
"마틸다."
"네."
"너는 생각할 수 있어?"
"나는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어요 오빠"
"나를 어떻게 생각해?"
"사랑해요."
전여친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마틸다의 얼굴만이 또렷해졌다.
"넌 나를 떠나면 안 돼."
"안 떠나요. 오빠가 날 떠나면 안 돼요. 저를 다른 사람한테 주지 마세요."
"미안해. 미안해 마틸다."
그 때 전화가 울렸다. 뭐지?

[ 112 ]

경찰이다.
2211 2017-08-24 23:44:54 6
편지를 쓰는 방법이래요 [새창]
2017/08/23 23:08:05
그대가 없으면 추워요
2208 2017-08-24 21:08:01 7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나는 결국 그녀와 같이 며칠이고 시간을 보냈다. 비현실적이고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기괴하고도 환상적인 날들이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봤다. 사랑스러운 얼굴이다. 코도, 입도, 어떻게 저렇게 어여쁘고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그녀가 갑자기 말을 하고 몸을 움직인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이다.

[...주인과의 관계가 깊어지면 인공지능이 발동합니다. 지능 수준은 굉장히 낮으나 감정을 느낄 수 있고...]

그녀는 기본적인 대화를 몇 마디 할 수 있었다.
"오빠" "잘생겼어" "좋아" "같이 있자"
그녀는 그런 말들을 하곤 했다. 그리고 그럴 때면 너무나 진실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가 표정을 흉내내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인지 나는 참으로 헷갈렸다.
그녀를 몇 번이고 안았다. 근데 등 뒤에 있는 피부의 상처가 보였다. 상처는 척추 기립근의 아름다운 곡선을 해치고 있었다.
상처는 자연적으로 치유가 안될 텐데... 병태 이 개자식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해댄 거야? 죽어도 싼 놈. 우리 마틸다를 감히...
아, 그래. 그녀의 이름은 마틸다다. 그녀에게 가장 좋은 이름을 붙여주었다. 성스러운 이름을.
마틸다는 세례명이고 뜻은 기품있는 처녀이다. 병태는 분명히 마틸다에게 손을 못 댔을 거야.
거시기도 없는 놈이 무슨 수로 마틸다에게 나쁜 짓을 했겠어? 그녀는 나만의 기품있는 처녀다. 나만의 마틸다.

"마틸다. 다른 남자가 너한테 손댄 적 있어?"
"없어요."

그녀는 긍정적인 말은 반말을 하고, 부정적인 말은 존댓말을 하곤 했다. 어쩐지 마음에 드는 말투다.
아, 그녀와 계속 살 수만 있다면. 같이 밖에 나가서 공원을 산책하고 모두에게 그녀를 소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그녀는 인형일 뿐인데. 인형. 그래, 그녀는 인형이야. 물건이야. 아냐! 그녀는 물건이 아냐!

"마틸다. 넌 물건이 아니지? 넌 사람이지?"
"전 사람이 아니에요."
"아냐! 넌 사람이야. 사람이라고 대답해. 어서!"
"난 사람이에요. 난 사람이야."
"그래. 넌 사람이야. 사람이라고. 다음부터는 이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마. 알겠지?"
"응. 알았어 오빠"

하지만 그녀는 간단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이 고작이었다. 선 채로 버틸 수는 있었으나 걸을 수는 없었다.
팔을 움직일 수는 있었으나 젓가락을 쓸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사랑스러운 마틸다가 어째서 저런 장애에 시달려야 하는가. 마틸다... 마틸다...
그렇게 고민에 시달리던 날들이었다. 나는 문득 설명서를 완벽하게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157페이지나 되는 설명서의 끝에는 인쇄된 쿠폰이 있었다. 나는 호기심에 쿠폰을 자세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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