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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 2017-08-24 12:25:15 5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다음 이야기가 한 번에 안 떠올라서...ㅠㅠ 죄송... 다른 글을 쓰게되면 분량이 좀 나오고 올릴게요
2205 2017-08-24 08:59:25 5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버려야 하는데... 버려야 하는데 X발... 근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거지? 내 멋대로 몸이 움직이는 것 같다. 그런 식으로 나는 홀린 것처럼 인형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를 가장 사랑스럽게 꼬옥 안아주었다. 그녀의 아픔이 다 씻기도록 말이다. 죄책감과 감동과 공포가 뒤죽박죽이 된 채로 그녀를 안아주었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를 꼬옥 안으니 살에서 좋은 냄새가 났다. 버려야 하는데... 버려야 하는데... 나는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보아뱀 같은 혀가 나오지 않았다. 햄스터처럼 귀엽고 포동포동한 느낌의 혀였다. 버려야 하는데... 버려야 하는데... 나는 그녀를 박스에서 꺼내어 헐벗은 몸을 이불로 가려주었다. 그녀는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
2204 2017-08-24 08:50:18 4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어째서지? 나는 왜 이런 최악의 여자들만 만나는 걸까. 내 집에서 다른 놈이랑 그 짓을 하고 있던 지민이처럼 최악의 여자 말이야. 이기적이고 상처만 입히는 그런 존재... 이제는 심지어 인형마저. 내 인생은 도대체 어떻게 돼먹은 걸까.
인형이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지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불길한 인형은 폐기시켜야 돼. 쓰레기처럼 불에 태워야 한다고. 고통 속에서 불타 없어져버려라.
나는 박스 안이 어떤 모습일지 예상이 가지 않았다. 참을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지만 일단은 박스를 뜯어야 내용물을 알 수 있으니까. 사람 신체 같은 게 들어있다간 재수 없으면 살인 용의자로 점찍힐지도 모른다고.
나는 조심스럽게 택배 박스를 열었다. 그녀였다.
내가 병태에게 보냈을 때보다는 많이 손상돼 있었다. 머릿결이 헝크러지고 여기저기 찰과상이나 타박상 같은 자국들이 있었다. 옷은 벗겨져 있었다. 나는 순간 연민 같은 감정이 느껴졌으나 그 감정이 너무나 우습다고 생각했다. 당장 버릴 테다. 이 불길한 인형따위. 혹시나 사람 신체 같은 게 있는지 박스 안을 좀 더 살피던 순간 인형의 목이 끼기긱 하고 돌아가며 얼굴이 나를 향했다. 그리고 인형이 아주 환하게 웃었다.
"악!! 어아 X발! 뭐야 이거. 뭐이 X발. 하아... 하아... 후... 아오 씨 깜짝이야!!!!"
나는 순간적으로 전투 태세가 되어 인형과 대치했다. 저주 들린 인형이 틀림없어. 저 인형의 표정을 봐. 저건 기계의 표정이 아냐. 저건 사람의 영혼이 들어간 거야. 귀신 들린 인형이라고. 그 때 인형이 입을 움직이며
"주인님."
"아!!! 아 깜짝이야 X발!! 말도 하네 갑자기. 아 이거 존나 최첨단이네!! 기능 다양하네. 아오!!!!!"
인형은 이내 슬픈 표정으로 바뀌었다. 소름이 끼쳤다. 으으으. 저 인형은 미쳤어. 미1친 거야.
"주인님이 아니면 안 돼요. 싫어요."
나는 그 말을 듣고는 공포가 사라짐을 느꼈다. 내가 인형을 처음으로 사용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병태에게 넘겼던 순간도. 이 녀석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어떤 감정이었을까. 어쩌면 얘가 병태를 죽인 걸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정당방위인 거야. 이 녀석은 나에게만 복종하니까. 내가 아니면 싫었던 거야. 나는 지민이가 이 집에서 남자와 뒹굴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인형을 보았다. 이제는 아이처럼 행복해하는 표정이었다.
"버리지 마세요. 아파요."
그 말을 듣고 나는 갑자기 쏟아지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2203 2017-08-24 02:43:01 5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문을 열자 커다란 박스가 보였다. 인형이 들어있었던 그만한 크기의 박스였다.
나는 인형을 방 안으로 옮겼다. 인형만 한 무게였다. 왜지? 병태녀석 왜 말도 없이 돌려보낸 거야. 이 변태녀석...
그 때 휴대폰에서 전화가 울렸다. 창길. 창길이가 무슨 일일까. 난 전화를 받았다.
"야, 잘 지냈냐? 어휴... 소식 들었냐. 병태가 죽었단다. 애들끼리 모여서 장례식장 가려고 한다. 시간 어때?"
나는 소름이 끼쳐서 말도 없이 창길이의 전화를 끊어버렸다. 옆의 박스가 보였다.
나는 허겁지겁 옷을 집어들고는 일단 밖으로 뛰쳐나왔다. 도대체 어찌된 일이지? 다시 전화를 해보자.
" 여, 여보세요? 창길이냐? 아까는 전화가 그냥 끊어졌네. 장례식장이 어디냐"
....
....
....
2시간 후 나는 장례식에 올 수 있었다. 마련된 공간에 들어가자 친구들은 벌써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창길이가 보였다.
"창길아."
"어, 왔냐."
나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창길아... 병태가... 어떻게 된 거야?"
"사고로 죽었다더라."
"사고?"
"응."
"무슨 사고?"
"글쎄. 그것까진 나도 못들었네."
사고? 나에게 말도 없이 인형을 돌려보내고는 사고로 죽어버렸다고? 어떻게 죽은 거냐고 대체.
"근데 사고 현장을 기욱이가 처음 발견거든? 그런데 말을 안 하네."
창길이는 건너편에 앉아 있는 기욱이를 잠깐 쳐다봤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기욱이는 표정이 굉장히 안 좋아 보였다. 기욱이에게 물어야겠어. 난 사실을 당장 알아야겠다고.
"기욱아. 어떻게 된 일이야 도대체?"
기욱이가 말을 안 한다. 질문을 조금 바꿔야겠다.
"병태는 어떻게 발견하게 된 거야?"
"... 병태가 자기가 지금 아프다고, 도와달라고 전화가 왔거든. 그래서 병태 집에 간 거지."
"그래서?"
기욱이가 말이 없다.
"기욱아. 병태가 어떻게 된 거냐니까? 말 좀 해봐."
"... 피가 많이 났어."
"피? 뭔가에 다친 거야? ... 혹시 입에서 피를 토한 거야?"
기욱이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 어떻게 된 건데?"
"잘렸더라고."
나는 섬찟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질문을 안할 수가 없었다.
"어디가?"
"... 거기."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속이 좋지 않아서 장례식장을 급히 빠져나왔다.
휘청거리며 걸었다. 그러고는 집으로 들어가지 않고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 날은 하루 종일 멍하게 밖을 싸돌아 다녔다. 그 날도 모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밖에서 생활하는 건 돈이 많이 나간다.
이렇게 평생을 생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결국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바로 쓰레기통으로 버리는 거야. 커다란 쓰레기 봉투를 사서. 그래. 버리자.
일단은 집을 향했다. 아직은 낮이니까. 낮에는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훨씬 덜해지니까.
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자 방 안은 여전했다.
방 한 가운데 놓인 커다란 택배 박스. 코끼리가 집에 있는 것 같은 이상한 풍경.
그 때, 갑자기 장례식장을 빠져나오며 불명확하게 들렸던 말이 떠올랐다.
기욱이가 뭐라고 했었는데. 그게 지금 왜 떠오를까. 중요한 말이었나?
그리고 나는 기욱이가 한 말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고야 말았다.
[... 그리고 그건 못 찾았어.]
나는 천천히 택배 박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직 개봉되지 않은 택배 박스 쪽으로.
2201 2017-08-23 13:32:43 12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이걸 팔 수 있을까? 중고 거래 사이트를 보니 사용한 제품은 아무도 안 사던데... 버릴까? ... 버려?
난 쓰레기 매립장에서 처참하게 폐기되는 인형의 최후를 머릿속에 그려봤다. 그건 도저히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손 안에 쥔 벌레를 죽이지 못할 때의 죄책감과 같았다. 방법이 없을까? 좋은 방법이... 그래...! 내 친구 중에 이런 걸 좋아하는 변태놈이 하나 있었지. 손병태. 병태라면 이걸 가져갈거야. 나는 병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병태냐?"
"어이~~~와쒑맨. 잘 있었냐 카하하"
나는 병태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얌마. 그런 스킬까지 보유한 인형을 왜 무서워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이 형님이 오늘 나눔받으러 갈 테니까 고이 모셔놔라. 캬하하"
그러고는 병태가 결국 가져가버렸다. 휴... 됐어. 다 끝난 거야. 그리고 인형의 존재를 차츰 잊어갈 때
"택배입니다!!!"
택배 기사가 내 문을 요란스럽게 두드렸다. 뭐지? 난 아무것도 안시켰는데.
2197 2017-08-22 04:09:02 11
[단편] 섹스돌 1 [새창]
2017/08/21 06:53:40
그래. 기술적인 뭔가가 있겠지. 나는 설명서를 봤다.

[...소리와 적외선 센서에 반응하여 눈을 뜹니다. 얼굴을 인식하여 주인과 눈을 맞출 수 있습...]

역시. 저건 그냥 인형이었어. 인형일 뿐이야. 나는 다시 장롱 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눈을 감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조심히 꺼내어 이불 위에 눕혔다.
그리고는 (19금 검열)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몸이 있을까. 나도 옷을 모두 벗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19금 검열)
그래! 넌 내 소유물이야. 넌 나에게 공포를 줄 수 없어. 나를 무섭게 할 수 없다고!
똥그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내 움직임때문에 계속 덜컹거리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눈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계속 날 본다. 내 두 눈을 보고 있다. 난 무섭지 않다. 넌 내 소유물일 뿐이야.
나는 그녀의 두 팔을 못 움직이게 눌렀다. 어차피 움직이지는 않지만 꾹 눌렀다. 못 움직이도록.
나는 눈을 피하지 않고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얼굴을 다가갔다. 나는 눈을 피하지 않는다.
그것도 날 보고 있다. 난 지지 않아. 나는 이 눈싸움에서 절대로 질 생각이 없어.
내 두 눈이 충혈된 것 같았다. 그녀의 눈도 왠지 충혈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난 절대로 눈을 피하지 않아.
이윽고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눈을 최대한 크게 뜨고.
그래! 넌 인형일 뿐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인형이라고.
그 때 갑자기 그녀의 입이 벌어지더니 보아뱀처럼 굵은 혀가 내 입으로 꿀렁거리며 들어왔다.
나는 최대한 크게 떴던 눈보다 더 더 크게 눈을 떠버렸다. 공포 같은 놀라움때문에.
그 혀는 내 식도를 넘어서 위장까지 들어갈 것 같은 기세로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이제는 이 눈싸움을 끝내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없었다.
내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면 인형이 내 모든 내장을 휘저으며 날 죽일 것 같았다.
나는 결국 무서워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정말 예쁘고 정이 가지 않는 얼굴에 떨어졌다.
나는 보아뱀을 빼버렸다. 그러자 그녀도 내 몸에서 보아뱀을 빼주었다.
나는 식은땀을 비처럼 쏟으며 최대한 인형에게서 멀어졌다. 이 망할 년. 미1친 년. 그녀를 보는 시야가 흐려졌다.
내가 눈물을 흘리고 있구나. 나는 무섭지 않아. 난 그냥 놀란 것뿐이야.
나는 안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부들부들 떨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인형을 때리고 싶었다.
이 망할 물건을 부숴버리겠어. 으으. 그치만, 그치만. 도저히 여자를 때릴 순 없어.
물론 이건 여자도 아니지만 말이야. 넌 나를 놀라게 해서는 안돼. 넌 반항해서는 안 되는 소유물일 뿐이야.
나는 공포를 느끼고 있지 않다. 그래, 정말 아니라고. 나는 이를 부들부들 떨면서 손을 뻗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주물럭거렸다. 그녀가 날 똑바로 보고 있다. 젠장!!
나는 손을 떼고는 얼른 그녀를 들어 장롱 속에 집어넣었다. 그 때도 날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그 눈을 피하고야 말았다. 눈 싸움에서 진 건 아니다. 옮길 때 눈싸움을 하면 넘어질 수도 있잖아.
이건 휴전이었다고. 장롱 속에서 그것이 나체인 상태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문을 닫으려다가 어째서인지
몸을 가리도록 이불을 덮어주었다. 여자니까.
그러고는 장롱을 잠갔다. 나는 털썩 주저 앉아서 이 인형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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