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2017-05-31 20: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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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70만 년 전의 역사를 대부분 알려주자 그들은 많은 의문을 해결했다. 다만 내가 알려준 역사가 21세기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민족주의 역사학에 바탕을 둔 것이라, 과학적이고 객관적 사실을 원하는 그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역사를 알려준 즈음에는 의사소통은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말을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과 나의 가장 큰 작업은 바로 '옛날 인간'의 몰락이었다. 도대체 우리 문명은 왜 몰락하게 되었을까? 지금의 다론뜨 문명은 약 3만 년 전부터 고대 국가를 형성해 지금의 문명에 도달했다고 한다. 컴퓨터가 나온 것은 5천 년 전, 자아를 가지지 않은 우수한 수준의 인공지능 컴퓨터가 나온 것은 4천880년 전, 영생을 누린 것은 4천860년 전, 화성을 정복한 것은 4천800년 전... 아, 그리고 보니 우리 시대떼도 무슨 멜론인가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떤 기업의 CEO가 화성을 정복할 계획을 세웠던 것이 기억난다. 이후로 그를 미스터 멜론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화성에서 지구인들의 흔적이 남았음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희한하게도 화성에서의 문명도 몰락을 했다. 화성의 방대한 면적을 테라포밍하는 데는 실패한 것인지, 화성의 일부분만 사용하며 문명을 이룬 흔적이 있는데 다행히도 화성의 다른 부분과 격리되어 있어서 대기의 대순환이 일어나지 않기에 풍화작용이 굉장히 더디게 일어났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170만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형체를 알 수 없게 부식된 것들이 많았지만 지구보다는 사정이 훨씬 나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