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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1 20: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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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이 세상 속에서 내 중심을 지키며, 아니 그것을 꼿꼿이 세우며 살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나는 흔들리지 말아야지 하면서 시선은 주변 사람들이 흔들리는대로 쫓아가기 마련이었다. 기껏해야 나는 아닌 척, 안 그런 척 하며 좆심, 아니 존심을 세우다 남들 안 볼때 나도 덩달아 흔들흔들대며 조금씩 시류를 따라가는 꼬라지였다.
지금 와서는 아예 처음부터 존심 세우지 않고 출렁이는 이 세상 속에 체면이고 뭐고 파묻고서는 같이 출렁출렁대며 살아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자괴감마저 드는 것이었다. 남들이 볼때 꼿꼿한 내 중심 따위는 관심도 없었고 시간이 지나고보니 내 존심 따위는 얼마 안 가 오뉴월 축 늘어진 개불알마냥 쪼그라들고 말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