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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 20: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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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글을 쓴 김에 이 글을 함께 열람하신 시게 유저분들께도 부탁의 말씀 올립니다.
먼저 이재명의 불법혐의와 공직자로서의 자격흠결 문제들에 대해 분노하시고 규탄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정의감과 정치에 수준높은 기대가 결국 우리 정치문화를 발전시키키고 바르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고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정의가 세워지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지도부에 의해 무시되고, 오직 정의로운 정당과 정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열정의 표현이었을 뿐임에도 때때로 보수세력에 고용된 여권분열의 작전세력으로 치부될 때 여러분의 실망과 분노와 억울함이 얼마나 크셨겠습니까? 이재명의 자격없음을 지적하지 않고 그 축출 노력에 함께하지 않는 인사들에 대한 실망과 분노 역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우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명이 그렇게 미운 경멸의 대상인데도 불구하고 그 이재명이라는 단어 하나에 그토록 의미를 크게 두셔서 모든 사람들을 재단하며, 목숨걸듯 저 편과 내 편을 가르는 모습은 결코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정치는 종교와 같이 순수함을 목적하고 좇을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정치판에서 볼 수 있는 그 누구도 흠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최소한 이재명을 욕하시고 경멸하시는 데 대해서는 말리거나, 반대하고픈 마음이 없습니다. 아니, 사실 저역시 지난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지사의 태도와 워딩, 손가혁의 운동에 진저리를 쳤던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재명 때문에 소위 '찢묻'으로 몰리는 인사들에 대해서만큼은 너무 성급하게 입장을 정하지 않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특히 시게 안에서 단지 여러분의 적극적인 입장에 대해 단지 미온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방 유저를 '찢빠'로 쉽게 매도하는 일은 꼭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재명 지사의 불법혐의와 자격흠결에 대한 결론은 분명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본인에 대해서는 심증에 따라 분노하실지라도, 적어도 그 절차들과 결론을 확인하고 판단하겠다라는 유보입장의 사람들에게까지 '찢빠', '찢문'의 낙인을 찍으시는 결론만은 지양해주시면 어떻겠습니까? 이재명이 사악한 자임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관계로 드러난 이후에도, 그때 가서도 이재명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자라면 그때 비토하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이재명 지사와 그의 경기도지사직 수행자격에 대한 문제는 만인 앞에 객관적인 사실판단이 내려지기까지는, 적어도 아직까지는 가치판단의 문제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이 문제는 2002년의 무고죄나 음주운전의 도로교통법 위반죄를 비롯한 그의 전과 자체가 정치인으로서의 도덕기준에 결격이다라는 가치관과,
공직선거법 18조 1항에 의거한 공무담임권의 박탈기간은 5년으로 제한되어있으므로, 다른 수많은 지선 후보자들과 마찬가지로 전과 자체만으로는 공무담임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가치관이 대립하는 가치 충돌의 문제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가치판단의 문제영역에서는 상대방을 부정하고 무조건적인 악으로 치부하는 것이 지성인이라면 지양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 태도는 정치가 아니라 종교영역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 아니었던가요? 바로 중세 마녀사냥과, 50년대 메카시즘이 그런 식의 극단적인 종교심에서 발로하여 많은 사람에게 씻을 수 없는 피해를 입혔던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부디 여러분의 정의감있는 행동력이 우리 사회 정치를 바로잡는 원동력으로만 작용하되, 가치판단의 문제만으로 내 편과 니 편을 가르고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여 제거까지 하려 드는 종교처럼 비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