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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6 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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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동태탕이요....
어려서 뭐 잘 사는 집이 어디 있었겠냐만은....
저희집도 형편이 어려웠죠...
아버지께서 고물상 하셨는데 정말 열심히 사셨죠...
그때는 개도 돈이 된다고 집에 개를 키우셨어요
키워서 새끼 낳으면 그 강아지들 팔면 돈벌이가 됐었거든요
그래서 늘 집에는 개가 3~4마리는 있었어요
비오는날 3~4마리 개가 내뿜는 비린내, 정말 싫었어요
그보다 더 싫었던건 개에게 먹일것이 넉넉치 않았어요
저희도 제대로 못먹는데 개한테 먹일게 제대로 있을리가 없지요
그래서 어머니는 시장 가실때마다 생선 가계에서 동태랑 다른 생선 머리며
손질한걸 사정사정 해서 얻어오시곤 하셨죠
연탄 아궁이에 그 동태를 끓입니다.
물론 동태 머리나 살이 좀 넉넉하게 붙은건 따로 끓여서 식구들이 먹었죠
나머지를 푹~ 끓여서 개밥을 만들었죠
전 동태탕 냄새 = 개밥끓이는 냄새 이렇게 인식이 되어 버렸죠
그래서 20대 중반까지도 동태나 생태탕 안먹었어요
물론 어렸을때는 더 했죠 냄새가 싫다고 떼쓰고 울고....
그 강아지들 팔아서 냉장고사신날 어머니눈에 고인 눈물을 봤습니다.
갑자기 머리속이 복잡하더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무척이나 철이 없었죠
주절 주절 하고 싶은 이야기랑 전달하고 싶은 감정은 이게 아닌데
필력이 딸려서인지 제대로 표현 못하겠네요
지금은 동태탕 아주 잘 먹어요
특히나 맑은 생태탕은 환장하구요
일본때문에 작년부터 다시 동태탕은 못먹게 되었지만
제 소울푸드를 꼽는다면 단연컨데 동태탕입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이 묻어나는...
왠지 모르게 동태탕 냄새에 코끝이 찡해질때가 많은 그런 음식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