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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8 23: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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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많은 사람들이 과학의 패러다임 쉬프트를 마치 '변방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어떤 이름 없는 천재에 의해 막강한 강호의 영웅들이 모조리 한 순간에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광경'으로 착각하곤 합니다. 피파 월드컵으로 치면, 피파랭킹 200위의 바누아투가 월드컵 결선까지 무패행진으로 올라가서 피파랭킹 1위의 독일이랑 붙어서 3:0으로 이기는 그런 스토리겠죠.
그러나 실제로 과학계에서 일어나는 패러다임 쉬프트, 혹은 이론의 확장/수정은 지역 예선-지역 결선-본선 조별리그-본선 토너먼트-8강-4강-결승의 순서로 차례차례 검증되어 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보통 월드컵 4강에는 검증된 우승후보들이 올라가고, 그러다가 스페인이나 브라질이 결승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붙는 거죠. 다시 말해, 글쓴분의 말씀 대로 '기존 학설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갖춰진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패러다임 쉬프트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학계에서 최소한의 영향력이라도 가진 어떤 패러다임이라고 부르려면, 기존에 알려져 있던 현상을 큰 모순 없이 잘 설명하기라도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기독교의 창조설은 단 1%도 과학적 패러다임이 아닌 것이죠. 월드컵 축구로 치면 지역예선 탈락감입니다.
비유하자면, 동네 형이 밥 먹다가 갑자기 떠올린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는 어떤 합리적인 문제 해결 체계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과학적 패러다임으로써의 가치가 없는 것이죠. (과학게에 "어차피 과학도 틀릴 수 있고, 불완전하잖아요. 그러니까 내 생각도 존중해 주시죠?" 하면서 나타나는 어그로가 보통 이런 경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