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줄에 서서 블랙 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으면,
붙잡혔을 때 뒷골목에 끌려가 전문가를 만난다고 했다.
잔챙이들은 발로 코를 뭉개서 몇 달동안 신경쓸 일이 없게 만든다고..
아닌게 아니라 더러 사라졌다가 나타난 녀석들은 서로 코를 만졌다.
6.29와 그리고,7월
사경을 헤매던 이한열은 결국 죽었다. 시민들은 민주국민장을 치뤘다.
(이때 집행위원장이 현재 더민주의 우상호 원내대표.)
나는 단지 6월항쟁의 민주광풍에서 살아남고 싶은 찌질한 복학생이었다.
* * *
서대문 화양극장에서 개봉작으로 봤다는 뺀질뺀질한 현역 녀석이
'형, 피가 아주 시원하게 나와. 꼭~ 봐라.'는 권유에 기가 막혔다.
나는 마치 미뤄둔 거사라도 치르듯
신촌의 낡은 재개봉관에서 혼자 청승맞게 홍콩의 느와르를 처음 만났다.
피, 그렇다. 피가 시원하게 나왔다. 뒷골이 서늘해지도록 쏟아졌다.
결국 영웅본색2라는 이름의 영화도 찾았지만,
이 묘한 영화는 그 뜨거운 6월의 한복판에서 소리없이 세를 키웠다.
나는 아직도 이 영화, 이 사람들을 보면 매캐한 최루탄 냄새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