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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2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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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예전에 저 만화 보면서 '왜 저런데?' 하고 생각했는데... 부엌떼기 일을 계속 하면서 이제 조금 알듯말듯한게...
센스가 있으면 보통 1~2년 안에 모든 음식을 다 만들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 되면 엄청 자만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음식이 자신에겐 별것 아닌게 되어버리는거죠.
쉽게 배웠으니 별것 아니라고 치부되고, 결국 스스로 별것 아닌 음식을 만들게 되는거 같아요.
그래서 처음 배울때, 바로 음식을 만지기보다, 허드렛일을 하면서 훔쳐보기(하앍하앍~♥) 전문가가 된 다음... 음식이란 무엇인가, 힘들게 저런 과정을 넣는 이유가 뭘까, 왜 대장이 만드는 음식은 같은 방법인데 다른 부엌떼기들이랑 다른 맛이 날까... 난 지금 왜 이러고 있는걸까? 나에게도 기회가 올까? 나에게도 손맛이라는게 있을까? 난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이러다 언제 연애는 해보나?(응?) 등등 별별 잡생각을 하면서 답을 찾은 다음 음식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요.
전 지금도 후회되는게... 처음에 너무 재밌어서 하루 18시간 일하면서, 그 당시 50년이 다 되어가던 가게의 모든 시코미와 비전을 6개월 단기로 다 가르쳐받아서... 대장 영감이 죽기 전 땅을 치고 후회를 했습니다. 정말 훌륭한 인물이 될 수 있는 놈을 자기가 쓰레기로 만들어놨다고... 안자이류는 자기 대에서 끝났다고...
저 역시 그 후 6년정도 엄청 방황했어요.(타락도 하고..하앍하앍~♥)
음식이 만만해보이니 하기가 싫더라구요. 미술도 그래서 하다가 관뒀는데 같은 실수를 두번이나 반복했어요. 연애도....(아 이건 아닌가? ㅡ..ㅡ??)
모든 세상살이가 다 그렇겠지만, 요리사로서의 마음가짐보다 실력이 앞서면 남에게 피해가 되거나 스스로 부러질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힘내세요.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에게 세월은 배신을 하지 않아요. 사람이 세월을 배신 할 순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