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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05: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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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반, 일년365일중에 350일 일하던 시절.
몇주동안 소화가 너무 안돼서 동네 병원에 갔음.
의사놈이 이런저런 진찰을 하더니 뭔 약을 줄테니 2주간 먹어보라고, 그리고도 안 나으면 약을 바꿔 주겠다고 함.
제가 말은 또 잘 듣는 편이라 꾸준히 2주를 먹었는데 도통 소화불량이 낫지를 않아서 예의 그 병원에서 다른 약을 다시 받아왔음.
약 하나 까먹고 열일중이었는데 직장 후배가 제 얼굴을 빤히 보더니
'선배님은 원래 얼굴이 그렇게 노래요?' 라고 함.
큰병원에 가보시는게 어떠냐하길래 별 생각없이 대학병원에를 가서 진찰 접수를 하는데 접수하시던 간호사분이 제 얼굴을 흘끗 보더니 일단 피검사부터 빨리 하시자고 함.
원래는 검사결과 이틀 걸리는데 저는 잠깐 기다렸다가 한시간 후에 결과 듣고 가시라며.
한시간쯤 멍때리며 의자에 앉아있는데 간호사님 헐레벌떡 뛰어오시더니 빨리 의사선생님 만나보시라 함.
진료실 들어가니 의사선생님이 상기된 표정으로 일단 입원수속부터 하라고.
아니 제가 회사일 마무리 할것도 있고 집에서 준비도 하고 해야하는데 무슨 말씀이냐 하니까 그냥 별말 말고 당장 입원하라며 환자복 던져주심.
그때 제 간수치가 4500인가 그랬음.
8000이면 상상이 안되는 수치인데...
아, 동네병원 의사를 '의사놈'이라고 표현한건...
급성 간염은 약 잘못먹으면 큰일난다함.
그런데 엉뚱한 약을 몇 주나 먹이고 있었다는 게 너무 황당하기도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직장 후배나, 대학병원 접수하시는 간호사분도 한 눈에 알아보는 황달을.. 의사놈이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괘씸함ㅋㅋㅋ